딱 봐도 오래된 가게이다. 제주도 사람들 사이에서 유명한 칼국수 집이다. 보통 육지에서는 닭칼국수를 먹는데, 제주도 사람들은 꿩칼국수라는 걸 먹는다. 제주는 예전에 아주 가난한 섬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닭고기조차 흔히 먹을 수 없었다고 한다. 그걸 알 수 있는 것이, 제주에는 닭 먹는 날이 일년에 한번 정해져 있다고 한다. 유월 중순 쯤이라고 들었던 것 같다. 그리고 제주에서는 '꿩 대신 닭'이 아니라 '닭 대신 꿩'이란 말이 있다고 한다. 그 정도로 닭은 귀한 음식이었다니, 신기하다. 내가 이 집을 알게 된 것은 '허영만의 백반기행'이라는 티비 프로그램 때문이다. 워낙 허영만 만화가의 입맛이 전통을 지키는 것을 좋아하는 입맛이라 이 집을 좋게 평가해주었다. 가게에 허영만의 사인도 걸려 있다. 이걸 보고..
허영만의 만화 '식객'을 너무 재미있게 봤었다. 그래서 제주도에 있는 국밥집에도 일부러 찾아갔었다. 국밥을 좋아하지 않지만 허영만을 믿고 한번 가 봤던 것이다. 하지만 지역의 맛을 너무나 잘 살렸다는 그 집에서 먹은 국밥은 영~ 우리 입맛에 맞지 않았다. 그치.. 지역의 맛을 살렸다니, 제주도 토속적인 맛을 잘 살렸다는 것인데... 제주에 살면서 아직 제주 토속의 맛은 익숙치가 않다, 그러니 입에 안 맞을 수밖에. 이름하여 '배지근한 맛'... 최근 허영만의 '백반기행'을 가끔 티비서 볼 때가 있다. 식객과는 또다른 백반에 열심인 식당을 찾아 소개하는 거였다. 어? 근데 제주도, 그것도 우리집 근처에 있는 집이 여기에 나왔다. 그걸 안지는 몇개월 됐지만, 워낙 식객으로 데인 마음 쉽게 발길이 가질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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