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키가 어린 시절 키우던 고양이를 아버지와 함께 해변에 버렸던 이야기를 한다. 하루키의 아버지 또한 많은 형제 중에 태어나 절에 동자승으로 보내진 기억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어려서 가족에게 버림받아 혼자된 아버지의 상황에 대해 고양이 이야기로 시작하는 책이다. 그런 유의 기억은 반드시 눈에 보이지 않는 상흔으로 남아, 그 깊이와 형상이 달라지는 일은 있어도 죽을 깨까지 따라다니지 않을까? 나도 어려서 엄마가 아파 외할머니댁에 며칠 가 있었던 적이 있다. 잠시만 차를 타도 멀미 때문에 백지장처럼 하얘지는 내가 기차를 타고 끝도 없이 먼 외할머니댁에 엄마 없이 간다는 것은 마치 버려진 느낌이었던 것 같다. 어릴 적 기억을 거의 갖고 있지 않은 내가 아직도 외할머니댁 과수원 나무 아래 쪼그리고 앉아 땅만 ..
세상에는 종종 ‘후렴이 없는 사람’도 있는 것 같다. 하는 말 한마디 한마디는 얼핏 옳아 보이지만, 전체적으로는 전개에 깊이가 없다고 할까. 미로 속으로 들어가 출구가 보이지 않는다고 할까… 그런 사람과 만나 얘기를 나누면 여지없이 녹초가 되고 피로도 의외로 오래간다. -‘후렴이 없는 사람’ 과 대화해본 적이 있다. 뭐든 대화내용을 너무 강조해 호들갑스럽게 대화를 이끌어 한참을 대화하다보면 지치게 하는 사람이다. 대화에도 여유가 없는 사람이랄까? 나도 너무 ‘진지충’이 되지 않도록 해야겠다. 굵게 만 김밥이란 정말 참 훌륭하다. 여러 가지 재료들이 모두 한 이불을 덮고 있는 것 같아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진다. 그런데 대부분의 여자들은 김밥 양끝의 내용물이 다 튀어나온 부분을 좋아하는 것 같은데, 어째..
무라카미 하루키의 에세이를 무척 좋아한다. 아주아주 예전에 읽었던 책인데, 요즘 가볍게 다시 독서를 시작해서 뭔가 책읽는 습관을 다시 살리기 위해 읽기 좋고 편한 하루키의 에세이를 빌렸다. '무라카미 라디오' 시리즈가 세권 있는데, 이 책이 그 중 하나이다. 앞으로 도서관에서 하나하나 빌려다 세권 모두 다시 읽을 생각이다. 다시 읽어도 쉽고 편안하게 읽히는 좋은 책이다. 나는 사소한 것을 머리에 떠올리는 데도 남들보다 시간이 걸리는 편이다. 생각이 떠올랐을 때는 대체로 이미 차가 떠난 뒤다.. -생각해 보니 나도 그렇다. 그때 그렇게 할껄, 그때 그렇게 말할껄 하기 일쑤다. 모두에게 좋은 얼굴을 할 수는 없다는 것이 인생의 대원칙이다. -이런... 난 모두에게 좋은 얼굴로 대하려고 얼마나 노심초사하며 살..
무라카미 하루키의 인기에 비해 상당히 촌스런 책표지다.ㅋㅋ 하루끼는 너무 유명한 작가이다. 언제나 그의 책은 베스트셀러이고, 그만큼 많은 사람들에게 회자되는 작가이다.그러나 나는 어릴 때 하루끼의 를 읽다가 포기했던 경험이 있다.그래서 그의 인기에도 불구하고 관심이 없었다.그러다가 얼마 전 우연히 도서관에서 하루끼의 라는 책을 보고 빌려왔다.어? 재밌네? 그리고 잘 읽히네?여행을 하며 그의 책을 다 읽었다.하루끼의 다른 책도 읽어보고, 도 다시 읽어봐야 할 거 같다.이 책은 하루끼가 멕시코를 여행한 일, 몽골과 중국의 접경에 있는 일본군의 전투 현장에 가본 일, 일본에 있는 유명한 우동집을 탐방한 일, 과거 작가가 살았던 마을을 찾아간 일, 미국대륙을 자동차로 횡단한 일 등을 색다른 여행기 방식으로 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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