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당의 귤나무
우리 마당에는 귤나무가 한그루 있다.
제주도로 이사오면서 이 집을 구입하기로 결정하는데 큰 몫을 한 것이 바로 이 귤나무이다.
왠지 마당에 귤나무가 있는 제주도집이라고 하면 운치도 있고 그랬다.ㅋ
나무에는 노랗게 귤이 달리고, 아래는 털머위의 노란 꽃이 피어 있는 모습이 너무 예뻤다.
첫 해에 귤이 크게 달렸지만 많지는 않아 하루에 하나씩 따 먹었다.
겨우 한 그루 있는 나무이니 물론 약도 안친다.
그래서 겉모습은 조금 예쁘지 않다.
그래도 안에 들어 있는 귤은 새콤달콤한 것이 엄청 맛이 좋았다.
언제나 화단에 있는 꽃과 잘 어울려 잘 자라는 귤나무이다.
우리가 이사온 기념으로 기념식수를 하나 하기로 했다.
귤나무 옆에 감나무가 하나 있었는데, 입도 일찌감치 다 떨어지고 해서 거기에 낑깡나무를 하나 심기로 했다.
시장에서 25,000원이나 주고 하나 사왔다.
잘 자라 낑깡도 먹을 수 있기를 염원했다.
그러나 뿌리를 잘 내리지 못하고 잘 자라지 않는다.
그렇다고 죽은 것도 아니라, 자랄 때까지 지켜보기로 했다.
봄이 되면 귤꽃도 구경할 수 있다.
작고 하얀 꽃이 핀다.
작년에는 귤이 이렇게 많이 달렸었다.
우리가 농사를 지어봐서 아는데, 이렇게 한해 많이 과일이 달리면 다음해에는 해걸이를 하느라고 열매가 많이 안 달린다.
아무튼 작년에는 귤을 안 사먹어도 될 만큼 이 귤을 겨우내 하나하나 따 먹을 수 있었다.
오해 해걸이를 하는 우리 마당의 귤나무.
귤이 겨우 두어개 달렸다.
지난번 태풍에 그 중 하나가 떨어졌다.ㅜ
아직 노랗게 익지도 않았는데...ㅜ
올해 귤농사는 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