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옹은 볼 게 많은 도시라 분위기도 지금까지의 도시와 많이 달랐다. 지금까지는 어느 마을을 가든지 순례자들이 대부분이었는데, 이 도시는 순례자보다 관광객이 훨씬 더 많았다. 그러다 보니 성당이든 가우디 건물이든 사람이 엄청 많았고, 광장에도 사람이 엄청 많고, 카페에도 사람들이 바글바글하다. 일요일인데도 대부분의 가게가 문을 열고 장사를 하고 있었다. 그래서 우리도 중심가에 있는 가게에 들어가 구경도 하고 기념품도 샀다. 우선 초반에 무겁다고 안 산 산티아고 상징인 조개껍데기를 두개 샀다. 대부분의 순례자들이 이것을 처음에 사서 배낭에 메달고 가거나 목에 목걸이처럼 하고 길을 걷는다. 마치 그것은 '나 순례자입니다.'하는 이름표같은 것이었다. 우린 이것도 짐이 된다며 순례길 반을 걸을 때까지 이거 없이 ..
섬진강 코스는 이틀이면 끝날 줄 알았는데, 경치가 너무 좋아 사진 찍느라 시간이 많이 걸려 예상보다 더 걸렸다. 아침에 산티아고 동지인 정선 아저씨한테 연락했더니 오늘 광주에서 선약이 있으셔서 여수에 안 계시단다. 이런... 우리가 일정을 짜놓고 그대로 움직일 실력이 안되어 어쩔 수 없이 하루 늦었는데, 아쉽다. 다음에 만나기로 하고 섬진강 마지막 지점인 광양에 있는 배알도수변공원으로 출발~ 생긴 것도 우체통처럼 생기고 옆에 써있는 글귀도 편지 어쩌구 써있었는데, 가까이 가보니 화장실이다.ㅋ 중간에 장구 모양 화장실도 있더니, 확실히 섬진강 자전거길은 화장실 하나도 예사롭지 않게 꾸며놓았다. 다음에 이 코스는 다시 와 보고 싶다. 마지막으로 예쁘고 감성적인 섬진강의 풍경을 눈에 많이많이 담았다. 제법 넓..
레옹에서 봐야 할 것은 특이하게 가우디의 건물이란다. 가우디하면 바르셀로나에 있는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이나 구엘공원, 까사 어쩌구하는 많은 건물이 생각난다. 우리도 베르셀로나가 볼 것이 많아 두번이나 가본 적이 있는데 갈 때마다 가우디의 건축에 감탄을 금치 못했었다. 그런데, 산티아고에도 가우디의 건물이 있다고 하니 급 관심이 생겼다. 지도를 보고 찾아간 건물 앞에는 가우디가 벤치에 앉아서 무언가를 노트에 적으며 구상을 하고 있는 것 같은 동상이 있다. "가우디씨, 반갑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 동상 옆에 앉아 사진을 찍는다. 가우디 동상이 바라보고 있는 곳이 가우디 박물관이다. 아마도 가우디 건축의 특성을 알 수 있는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가 자연을 닮은 건축을 추구했다는 이..
모텔에서 나와 섬진강 길에 접어 들었는데, 앞으로 전진할 수가 없었다. 경치가 너무 예뻐서 눈을 뗄 수가 없다. 정말로 한걸음도 전진할 수가 없다.... 뒤로는 눈부신 하늘과 구름이, 앞으로는 스산한 하늘과 구름이 있어 한 곳에서 두가지 느낌을 느낄 수 있었다. 이러니 어찌 뿌리치고 감? 계속 감탄하고, 사진 찍고, 감상하고... 가야하는데 발길이 떨어지지 않는다. 그래도 가자~ 한참을 구경하고 전진. 아무튼 하늘이 맑고 푸르고, 강은 그 예쁜 하늘을 고스란히 담아내고, 바람 시원하고, 저멀리까지 보이는 산의 자태 뭐 하나 허접한 것이 없다. 그래서 사람들이 섬진강 섬진강 하나보다. 곡성을 떠나며 무서운 얼굴 한번 취해주고.ㅋ 여전히 발을 못 떼고 사진만 찍는다. 섬진강가는 자연이 잘 보존되어 있는지 이..
사람들은 레옹이 큰 도시라고 일부러 며칠을 머물면서 도시 구경을 한다고 하니, 우리도 이 도시에서 유명한 곳은 한번 둘러보기로 했다. 마을을 들어서면서 대형 매장인 까르푸도 봤고 KFC가 커다란 것이 있는 것도 봤기 때문에, 대형 매장에 가서 필요한 물건도 사고 KFC에 가서는 점심도 먹기로 했다. 얼마만에 보는 대형매장에 패스트푸드점인지...ㅋ  숙소에 짐을 풀고 씻고 나서는데 최다환, 함지혜 커플이 이제 막 도착해서 마을로 들어오고 있었다. 전에도 설명했지만, 이들은 신혼여행을 산티아고로 온 커플이다. 지혜씨가 블로그에 그날그날 알베르게 사진을 올리면서 '신혼 몇번째 집'이라고 써서 참 인상깊었던 기억이 난다. 이들은 결혼 후 매일매일 집을 옮기며 벌써 한달 이상을 다니고 있다. 그 이후로도 반년 ..
숙소가 그닥 좋지 않아 잠을 잘 자진 못했다. 아침에 다시 출발하려고 준비하다보니 우리가 이집 전기는 꽤 많이 쓰고 가는 거 같다.^^ 영산강 자전거 코스에서 섬진강 자전거 코스로 자전거로 이동할 수 있지만 그렇게 되면 중복되는 길도 많고, 길도 좀 험하다고 해서 버스로 섬진강댐까지 이동하기로 했다. 담양버스터미널에서 자전거도 함께 버스 기다리는 중이다. 재미있는 경고문이 있어서 찰칵^^ 시골 버스라 자전거를 들고 타는 정도는 양해해 주신다. 둘이 기분 좋다고 서로 사진도 찍어주면서.ㅋ 섬진강 시작점이다. 여기는 유인 인증센터이기 때문에 여기서 영산강 완주 스티커를 받아야 하는데, 담당이 출근을 안 했단다. 매점 아주머니만 계시는데, 요즘 자전거 타는 사람이 별로 없어서 매일 자리를 지키진 않는다고 말씀..
목적지에 가까워가고 있는 것 같은데 마지막으로 언덕을 하나 넘어야 했다. 이런 경우 엄청 지친다. 킬로수로는 얼마 남지 않았지만, 걷기에는 지치는 그런 타이밍이다. 이럴 때 필요한 건, 뭐다?ㅋ 도네이션 코너!! 언덕 꼭대기에 물과 탄산 음료를 아이스박스에 넣고 큰 얼음을 올려놓고 순례자들에게 제공해주고 있었다. 아무도 지키지 않는 도네이션 서비스이다. 얼마나 고마운지. 하지만 나중에 도시에 들어서고는 이 좌판이 도네이션으로 운영된 사연을 알 것 같았다. 정말로 레옹은 큰 도시였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굳이 대도시를 앞에 두고 작은 가게에 들리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니 여기에 가게를 낸다면 타산이 안 맞을 것이다. 그래도 레옹이라는 도시에 들어서는 순례자들이 마지막 고개를 넘을 때 목이 탈 것을 염려..
우리가 묵은 숙소는 광주에서 제일 좋은(?) 호텔이라고 했다. 호텔 이름은 '더존 비지니스 호텔'인데, 아침으로 내 주는 조식이 아주 좋았다. 맛있는 다양한 음식이 뷔페식으로 나와서 우리처럼 자전거 여행 중인 사람에게는 특히 좋았다. 맘껏 양껏 아침을 든든히 먹고 출발할 수 있었다. 아침부터 고기까지 든든히 챙겨 먹고 오늘도 열심히 달려보자. 어제 태형씨가 우리의 자전거 여행 이야기를 듣더니 너무 준비가 부족하다며, 국토종주 중에 큰 도시를 만나면 무조건 자전거 가게에 들려 점검을 받으라고 했다. 그래서 광주 시내에서 자전거 가게를 찾아갔다. 전라도에도 브롬톤 전문 매장이 없는 것은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냥 일반 자전거 가게에 가서 앞뒤 라이트를 달고 바람도 넣고 체인 점검도 하고 좀 늦게 출발했다. ..
산티아고 2017.6.25(44,333걸음) 이날 걸음 수는 목적지인 레옹에 도착해 도시 구경을 하느라고 많이 돌아다녀서 만걸음 정도 추가된 수치이다. 이날은 만시나 데 라스 물라스에서 레옹까지 걸었다. 체 20킬로도 안되는 아주 짧은 거리였다. 베드버그 때문에 깜놀해 입던 옷 버리고 새로 장만한 옷이 형광색으로 완전 화려하다. 어제 묵은 숙소가 너무 오래된 건물이라 걱정했는데, 중학생 아이들이 많아 조금 시끄러웠던 것을 제외하고는 잠도 잘 오고 나름 만족스러웠다. 우리가 갈까 했던 다른 숙소에 묵은 브라질 로지아주머니 말이 거기는 매우 별로였단다. 벳토아저씨는 그 숙소에서 베드버그에 물리셨단다. 참... 산티아고 길 내내 숙소는 복불복인가 보다. 어제 우리와 같이 있었던 신혼부부와 옌스도 그 숙소에 묵..
육지에서의 첫날을 잘 자고 본격적인 자전거 여행을 위해 일찍 일어났다. 아침은 게스트하우스에서 먹기로 했다. 이곳에서 조식으로 각종 해물을 넣은 된장찌개를 끓여주었다. 특이하지만 한국인의 아침밥으로는 안성맞춤이다. 어제 자전거를 접어서 객실 안으로 들어가는 우리를 보고 주인아저씨가 신기해 하셨는데, 아침을 먹고 다시 자전거를 가지고 나와 가게 앞에서 착착 자전거를 펴니 주인아저씨, 지나가는 사람, 같이 이 숙소에 묵었던 외국인들까지 우리 자전거의 변신을 보고 너무 신기해했다. 외국인 아저씨는 자전거의 무게가 얼마나 되는지 궁금하다며 직접 들어보기도 했다. 우리 자전거는 10킬로가 조금 안된다. 장정 어른이 들면 가뿐하게 들 수 있는 무게라 외국인이 눈이 동그래지며 놀랜다. 괜히 우쭐 ㅋㅋ 사람들과 인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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