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방구석 1열에서 소개한 영화 '가족의 탄생'을 보았다. 오래된 영화지만 난 아직 보지 못한 영화였는데, 소개 내용이 참 재미 있었다. 채연과 경석은 티격태격하는 연인 사이이다. 그들은 서툰 사랑으로 둘의 관계를 유지해 간다. 그런 그들의 사랑 이야기인가 하며 영화를 보다 보면, 전세대의 낯선 인연이 얽히고 설켜 지금 세대의 가족이 탄생한 이야기를 아주 따뜻하게 그리고 있다. 특히 영화에 나오는 여배우들의 젊은 날의 모습과 나이가 들어 인생을 터득한 듯한 여유있는 중년의 모습을 보여주는 틀이 아주 멋지게 전개되고 있었다. 꽤나 잘 만든 이런 영화를 나는 왜 아직 못 봤는지 모르겠다.
손목 부상으로 손을 쓸수 없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다. 손 안 쓰고 할 수 있는 영화 보기, 책 읽기를 해야 할 듯하다. 책은 내일 도서관에 가서 빌리기로 하고, 오늘은 영화를 봤다. 처음 선택한 영화는 '첨밀밀'이다. 어려서 볼 때는 다 이해하지 못했던 영화인데, 나이 들어 보니 참 애절한 영화였다. 모두가 알듯이 주제가인 '첨밀밀'과 '월량대표아적심'은 영화의 내용을 더 절절하게 해주었다. 여명이 이 영화로 왜 만인의 연인이 되었는지도 알겠다. 어쩜 저런 진지하고 순수한 눈빛을 가지고 있을 수 있을까? 자전거를 타고 남방을 휘날리며 보일 듯 말듯, 잡힐 듯 말듯 요리저리 달리는 여명의 모습은 심장이 쿵하게 한다. 올봄에는 손목 부상으로 자전거도 못 탈텐데.... 자전거 타고 싶다~~
나는 어려서 추리소설을 거의 읽지 않았다. 그 유명한 셜록 홈즈도 괴도 루팡도... 남편은 집에 전집으로 책이 있어서 아주 재미있게 봤다고 한다. 읽고 또 읽고 하면서. 넷플릭스에 ‘뤼팽’이라는 시리즈가 올라왔길래 남편의 적극적인 추천도 있고 해서 봐보았다. 현재 시즌1의 에피소드 6개인가가 나와 있는데, 그냥 앉은 자리에서 다 봐 버렸다. 책의 내용과 얼마나 같은지 다른지는 모르겠지만, 시리즈가 너무 재미있었다. 게다가 프랑스가 배경이어서, 요즘처럼 외국 여행을 전혀 못하는 시기에 파리 시가지를 보여주니 대리만족도 할 수 있다. 예전에 여행 다녔던 생각도 새록새록 나고.ㅋ 얼른 시즌2도 올라왔으면 좋겠다.
일본에서 관동 대지진이 일어났을 때, 일본 사람들이 말도 안되는 억지를 쏟아냈다는 것은 잘 알고 있는 일이다. 일본에 있는 조선인들이 우물에 독약을 넣었다는 이야기는 특히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것이다. 그런 억지를 부려 무차별하게 조선인을 죽였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이 당시 일본에서 뜻이 맞는 사람들이 모여 항일운동을 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뜻이 맞는 그들은 다양한 형태로 일본에 저항하고 있었다. 박열이 이끄는 불령사도 이런 항일 운동을 하는 모임이었다. 일본은 조선인을 무차별 학살한 이슈를 잠재울 또다른 이슈가 필요했다. 그래서 박열와 그의 일본인 동거녀 후미코를 황태자를 암살하려는 모의를 했다는 혐의로 체포했다. 대역죄인으로 엮어 그들은 사형시키려고까지 한다. 이 영화의 시작에 '실화를 철저히 고..
삼일절을 맞이하여 백범 김구의 청년시절을 다룬 '대장 김창수'라는 영화를 봤다. 옛날에 '백범일지'를 인상깊게 읽었었는데, 그 책에 나오는 앞부분의 내용이 영화에 많이 나와서 더 재미있었던 듯하다. 민비의 시해 사건을 겪은 백성들은 일본에 대한 깊은 원한을 가지고 있었다. 김창수는 황해도 지방에서 의병활동을 하면서도 꽤나 이름을 날리고 있던 터였다. 몰래 칼을 차고 있고 변복을 하고 있던 사람을 보고, "네가 우리의 국모를 죽인 일본인이냐?"고 묻고, 얼버무리고 당황하는 그와 시비가 붙어 그를 죽이게 된다. 김창수는 그 시신 옆에 "내가 이 사람을 죽였다. 나는 김창수이고 나를 찾아오려면, 어디어디로 오라."고 써 놓고 자리를 뜬다. 그 후, 인천 감옥소에 수감이 되고 재판도 받는다. 그 상황에서도 자신..
꽤나 감성적인 영화를 봤다. 어려서 낳아주신 어머니와 이별을 하고, 길러주신 어머니의 은혜를 알기도 전에 가출을 하고, 긴 세월 남의 식당에서 일하면서 요리를 배운 셰프 임지호. 그는 음식은 그리움을 담는 것이라고 했다. 또한 그는 산에 들에 나는 나물과 과일 열매를 활용해 자연을 닮은 요리를 하는 사람이다. 그렇게 방방곡곡을 새로운 식재료를 찾아다니며 요리를 하던 그는 지리산에 살고 있는 할머니를 알게 된다. 지금은 자신을 낳아주신 어머니도 길러주신 어머니도 세상을 떠났지만, 그는 지리산에서 만난 할머니를 길에서 만난 어머니라고 생각하며 자주 찾아가 음식을 해드린다. 할머니의 투박한 손으로 해주는 음식도 얻어먹었지만, 대부분은 그가 온갖 자연 재료로 넉넉히 음식을 해서 할머니와 주민분들에게 대접해주기도..
단테는 1265년 이탈리아 피렌체(플로렌스)에서 태어났다. 그가 쓴 신곡은 원제가 '코미디' 즉 '희곡'이었다. 그 책의 위대함에 희곡이라는 말 앞에 '신성한'이라는 수식어가 붙게 되었는데, 그래서 '신성한 희곡' 즉 '신곡'이라고 알려지게 된 것이란다. 내용은 단테가 그가 존경하던 인물인 베르길리우스와 지옥과 연옥 그리고 천국을 여행하는 이야기이다. 베르길리우스는 단테가 짝사랑했으나 젊은 나이에 죽은 베아트리체의 부탁으로 어둠 속을 헤매는 단테를 이끌고 이 여행을 하게 되었다. 어제 지옥편은 다 읽었는데, 매우 흥미있고 재미있었다. 그러다가 관련된 영화가 있나 찾아봤더니, 톰헹크스의 '인페르노'라는 영화가 있었다. 보티첼리가 단테의 신곡 '지옥편'을 보고 그렸다는 지옥의 형상도가 영화에서 나온다. 지구..
거의 4개월만에 쓰는 영화 리뷰이다. 방학을 하니 일일 일포도 가능하고, 이렇게 영화 리뷰도 쓸 수 있어서 좋다. 윌 스미스가 나오는 영화라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모르고 보게 된 영화이다. 버겁게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는 어느 가장의 이야기이다. 주인공 크리스는 성능은 그리 좋지 않지만 비슷한 물건보다 값이 비싼 의료기기를 판매하는 사람이다. 아내는 세탁소에서 잔업과 야근까지 하지만 집안 형편은 나아지지 않는다. 사랑하는 아들은 아주 저렴해서 하루종일 티비나 보여주는 것이 다인 유치원에 보내야 한다. 월세도 세금도 밀릴 대로 밀려 참지 못한 아내는 남편과 아이를 버리고 뉴욕으로 떠난다. 끝내 월세집에서도 쫓겨나 허름한 모텔에서 아이와 지내게 된 크리스는 주식중개인이 큰 돈을 번다는 것에 매료되어 그 일에..
권상우식 코믹영화라고 할까? 그런 게 느껴지는 영화이다. 권상우는 '말죽거리 잔혹사'에서 보여준 진지하고 반항기 있는 연기보다는 '동갑내기 과외하기'에서 보여준 코믹이 더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최근 '탐정'시리즈를 꽤 재미있게 봤다. 어려서 교통사고로 부모님을 다 잃은 소년은 슬픈 생각을 떨쳐버리기 위해 만화를 그렸다. 부모 없이 살면서 자주 싸움질을 했는데, 또 꽤나 잘 싸운다. 국정원에서 마약이나 테러를 일삼는 사람들을 소탕하기 위해 특수 요원을 양성하는데, 어릴 때 발탁된 그는 난다긴다하는 요원 '준'으로 성장한다. 만화가가 되는 것이 꿈이었던 그는 작전 중 바다에 빠져 죽었다고 위장하고 신분을 감추고 웹툰 작가가 된다. 자신을 숨기고 살면서 결혼도 하고 예쁜 딸도 하나 낳아 알콩달콩 살지만..
중국어 공부를 위해 중국영화를 몇편 보다가 그 수준이 너무 유치해서 한동안 안 보고 있었다. 어제 남편이 괜찮은 중국어 애니메이션 영화를 찾았다고 해서 함께 봤다. 디즈니 만화와는 사뭇 다른 느낌의 만화이다. 음... 약간 일본 애니와 비슷한 느낌인 듯하기도 하고... 포스터 사진만 보면 마치 예술 작품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시작 부분이 참 신비롭고 요묘하게 전개된다. 인간이 살고 있는 바다 속에 그 바다를 하늘 삼아 살고 있는 세상이 있다. 아이들이 성인이 되는 첫 생일에 하늘이 열리면 돌고래가 되어 인간 세상을 경험하고 돌아온다고 한다. 인간 세상에 가서 영원히 돌아오지 못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들은 성인이 되는 통과의례로 일생에 한번 이런 경험을 하는 것이다. 여자 주인공 '춘'도 성인이 되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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