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식소에서 알바를 하고 몸이 이곳저곳 아프다.무거운 식판을 많이 날라서 그런 것 같기는 한데, 아무래도 나이가 드니 근육이나 뼈가 튼튼하지 못한 탓이란 생각이 든다.최근 매일 공원에 나가서 산책을 하며 걷기 운동을 하는데, 이제라도 몸이 튼튼해졌으면 좋겠다. 뼈나 근육이 알 수 없이 아플 때, 어떤 병원을 가야할 지 참 고민이 많이 된다.게다가 정확히 뼈가 아픈지 근육이 아픈지도 알 수 없을 때가 많다.아무튼 급식소 언니들의 조언으로 정형외과를 가 보았다.우선 정형외과에 가서 신경이 아픈 건지, 뼈가 아픈 건지 엑스레이를 찍어 확인해 보는 것이 좋을 거란 설명이었다. 난 정형외과는 뼈가 뿌러지면 가는 곳이란 생각을 가지고 있다.그리고 나이들어 관절이나 신경이 아파 가면 무리한 치료를 감행(?)하는 곳이 ..
지난번에 구매한 알톤 마실용 자전거의 성능을 테스트할 겸 산업인력공단에 자전거 타고 가서 제과 기능사 자격증과 제빵 기능사 자격증을 수령해 오기로 했다.자전거로 인력공단까지 잘 갈 수 있으면 도서관을 가거나 보건소를 갈 때도 자전거를 타고 갈 수 있기 때문에 한번 도전해 보기로 했다.원래 우리 자전거인 브롬톤 자전거로도 한번도 내리지 않고 도서관까지 갔으니 알톤 자전거로도 당연히 갈 거란 생각은 든다. 난 자전거 기어 조작을 잘 못한다.브롬톤 자전거도 2단만 있는 자전거라 그렇게 기어 변속이 어렵지 않다.이번에 구매한 알톤 자전거는 7단까지 있다.기어를 조작하면서 자전거를 타는 걸 잘 모르는 나는 항상 헷갈리는게 오르막에서 저단을 놓는 것인지 고단을 놓는 것인지이다.인력공단까지 가는 길 내내가 오르막인데..
산티아고 2017.6.12.(34,433걸음)오늘도 아침에 출발 전 짐을 챙길 때 우리는 버릴 것을 찾았다. 오늘은 빨래할 때 쓰려고 가지고 온 비누를 버렸다. 대부분의 숙소에 비누가 없지만 그래도 매일매일 땀에 젖은 옷을 물빨래만 하고 땡볕에서 삶듯이 말리기로 했다. 스페인의 해는 너무 강렬해서 빨래는 정말 바삭하게 잘 마른다. 언제나 뽀송뽀송하다. 그러니 비누 빨래는 숙소에 비누가 있는 날만 하기로...ㅋ 알베르게에 딸린 레스토랑은 너무 비싸서 어제 저녁 먹은 걸로 만족하고, 아침은 걷다가 먹기로 하고 출발했다. 자자, 오늘은 21킬로를 걸어 로스 아르코스(los arcos)로 가 보자. 어제부터 슬슬 산티아고의 재미를 알게 된 우리는 오늘은 어디서 뭘 먹고, 뭘 구경하고 어떤 사람들을 만나게 될지 ..
두권의 시집을 읽었다. 나는 항상 시가 어려웠다. 그래서 즐기지 않는 편인데, 이런저런 시집에 도전해 보기로 했다. "이동진의 빨간 책방"이라는 팟캐스트를 열심히 들을 때였다. 소설과 비소설, 시까지 여러 방면의 책을 다루는 고퀄러티 팟캐스트이다. 거기서 황인찬 시인이 나와 '구관조 씻기기'란 자신의 시집을 소개했다. 진행자인 이동진과 소설가 이중혁에게 극찬을 받은 시인이었다. "시는 쓰는 게 아니고 지우는 거다."라는 멋진 말을 하고, 낮은 목소리로 자신의 시를 읽는데, "괜찮은데?"하는 생각에 도서관에서 시집을 빌려 왔다. "여름 성경학교에 갔다가. 봄에 돌아왔다."라는 시처럼 그의 시는 매우 시적이고, 창의적이며, 애매모호하고, 함축적이며, 파격적이었다. 그러나. 난 여전히 시가 어렵다ㅠㅠ 요즘 잘..
아몬드 가루로 만드는 제과인 다쿠아즈와 마카롱을 이틀 동안 연거푸 배웠는데, 아몬드 가루 다루는 것이 미숙한지 아니면 최근 트렌드인 제과 만들기를 못하는 건지 둘다 실패했다.다쿠아즈는 그나마 괜찮았는데, 마카롱은 아예 사진도 찍지 않을 만큼 실패를 했다. 그래서 또다시 '베이킹의 모든 것'에 가서 아몬드 가루를 사왔다.마카롱은 주말에 열심히 연습해 완성된 작품을 다시 포스팅할 생각이다.ㅜㅜ 1. 재료 계량하기 들어가는 재료가 많지 않아 계량은 금방한다. 2. 사전 준비먼저 오븐 온도를 180 / 160에 맞춰둔다.다음은 가루재료를 체에 치는데 아몬드 분말이 고르게 체치기가 잘 안되므로 먼저 아몬드 분말을 두어번 체치고, 나머지 가루재료인 박력분과 분당을 아몬드 분말과 섞어 다시 한꺼번에 체를 쳐준다. 아..
제주도에는 오메기떡이 엄청 유명하다.그래서 거리를 지나다 보면 정말로 많은 오메기 떡집이 있다.우리 동네에도 골목골목 오메기 떡집이 여러 개 있다. 동문시장에 가면 '진아떡집'이라고 수요미식회에도 나온 유명한 오메기 떡집이 있는데, 그집은 오리지날 오메기떡만 판다.전에 먹어 봤었는데, 맛도 꽤 괜찮았다. 그런데 요즘 대세는 다양한 모양의 오메기 떡을 낱개 포장해서 파는 것이다.며칠 전 공원을 산책하다가 동네 새로 생긴 오메기 떡집을 보고 갑자기 엄마한테 떡을 보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엄마 생신 겸 김장을 하려고 엄마네 집에 식구들이 다 모인다고 했다.나도 육지에 살고 있었으면 아마도 참석했을 자리이다.그러나 제주도에 내려와 살다 보니 매번 생신 때까지 챙겨서 육지로 올라가기가 좀 어렵다.특히 남편이 일..
지난 주에는 급식소에서 고3 급식 안 한다고 알바생 필요 없다고 짤려서 백수가 됐는데... 이번에는 갓식빵에 알바로 갔다가 잘하면 제빵사가 될 뻔했는데, 그 사이 제빵사를 구하는 바람에 또 짤렸다.ㅜㅜ알바생의 비애란 말인가?아무튼 삼일 동안 갓식빵에서 알바하면서 제과점 일이 어떤 건지는 잘 알았다. 아침 일찍이라 얼굴이 좀 얼었다.ㅋ 전에도 제빵학원 선생님이 그랬는데, 제과점에서 일하면 너무 바빠서 밥 먹을 사이도 없어서 위장병이 생긴다고 그랬는데, 정말로 아침부터 저녁까지 시간대별로 빵을 만들고 구워내느라 밥 먹을 새가 없다.겨우 밥을 시켜놓고, 돌아가면서 서서 먹어야 한다.대부분의 일을 기계로 하고 빵 성형하고 토핑 얹는 것만 손으로 하기 때문에 크게 어려운 일은 아니지만, 계속 바빠서 잠시도 앉을 ..
우리집 근처에 있는 신산공원에 가을이 왔다. 알바를 하면서 내 근력에 이상이 있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다.허리가 아파서라는데 아무튼 다리도 땡기고, 팔꿈치도 아프고, 손가락 관절도 뻐근하다.급식소 알바를 해 보고 내가 내린 결론이다."급식소 알바는 여자가 할 수 있는 강도 가장 높은 노가다이다."정말 몸을 많이 쓰는 노동이란 의미이다.여러번 느끼지만 10년을 넘게 그 일을 하고 있었다는 급식소 언니들이 대단하다. 아무튼 허리가 아파서든 다리가 아파서든 다리가 아픈 건 이래저래 불편하다.걷기도 좋아하고 산책하기도 좋아하는 난데, 다리가 아프니 잠깐 나가서 하는 공원 산책도 번거롭게 느껴진다.좋아하는 걷기가 번거롭게 느껴지는 건 약간 짜증나는 일이다.아마도 무거운 걸 자꾸 들었던 급식소 일 때문인 거 같..
길고양이 미노의 새끼인 민수는 하루가 다르게 커가고 있다.클수록 지 어미인 미노와 외모가 똑같아지고 있다.그냥 가만히 있으면 이녀석이 미노인지 민수인지 이제는 완전 헷갈린다.하지만 이네 누군지 알아볼 수 있다.미노는 우리집에 와서 절대로 '야옹'하고 우는 경우가 없었다.언제나 의자에 앉아 졸고 있거나, 우리를 빤히 쳐다보기만 했기 때문이다.그러나 민수는 마주치자마자 금방 알아볼 수 있는 것이 있다.민수는 언제나 '야옹'하고 운다.그 울음 소리도 아주 보채듯이 울어서 마치 숨넘어 갈 것 같다.민수의 '야옹'은 먹이를 달라고 하는 것 같다.그런데 요즘은 먹이를 줘도 금방 안 먹고 '야옹'거릴 때가 많다.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걸까?어쩔 때는 딱이 줄 것이 없어서 아무리 '야옹'거려도 먹이를 주지 않을 때가 있..
우리 동네 마을 축제가 있다는 것을 이번 해에 처음 알았다.우리 동네는 이도동이다. 이도동은 일도동, 삼도동과 함께 전설을 가지고 있는 동네이다.하늘에서 화살이 날라와 세개의 구멍이 생겼는데, 각 구멍에서 고씨, 부씨, 양씨가 생겨 각각 하나의 마을에 정착해 일도동, 이도동, 삼도동이 되었다나 뭐라나...그 세개의 구멍이 있는 유적지가 삼성혈이다.그 삼성혈에서 동문시장으로 내려가는 거리를 문화의 거리라고 한다.우리집이 바로 이 문화의 거리에 있다. 바로 옆은 아니지만 아주 가깝다.이 문화의 거리에는 가끔 이런저런 행사도 하는데, 이렇게 차량 통제까지 하면서 마을 축제를 하는지는 이사온지 2년만에 처음 알았다.사실 첫해에는 주민등록만 옮기고 육지를 왔다갔다 할 때였고, 다음 해에는 산티아고네 국토종주네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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