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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전부터 꼭 보고 싶었던 영화였다.

몇년 전 '행복의 가격'이라는 책을 읽은 적이 있다.
책은 최소한의 것으로 최대한의 인생을 만드는 삶의 미니멀리즘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집을 줄여서 살거나, 100가지 물건만으로 살거나, 프로젝트 333이라고 33가지 물건으로 3달 살아보기 등을 소개하는 그런 책이었다.
가진 것이 적을 수록 행복의 수치가 높아진다는 간단한 이야기지만 쉽게 실천할 수 없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 책이었다.

나도 항상 미니멀라이프를 실천하려고 노력하며 산다. 아니 그닥 노력하지 않아도 물건에 대한 소유욕이 별로 없어서 저절로 그렇게 살아지기도 한다.

아무튼 이런 이유로 언젠가 봤던 '다운 사이징'이라는 영화 예고에 꼭 보고 싶었던 영화였는데, 이번 기회에 그것을 보게 되었다.

 

이 영화의 기본 틀은 사람이 작아지면 작은 공간에서 적게 소비하면서 살기 때문에 경제적으로 큰 이득을 볼 수 있다는 것에서 시작된다.

노르웨이에 있는 요르겐이라는 과학자는 오랜 연구 끝에 사람을 12cm 정도의 크기로 줄이는 실험에 성공한다.
그리고 시범적으로 자신과 부인 그리고 자기를 지지하는 36명이 작은 인간이 되어 노르웨이 숲에서 5년간 살아간다.

 

 

이렇게 실험적인 삶을 산 후에 세상에 자신들이 새로운 삶의 형태로 사는 것에 성공했음을 발표하고, 이것을 선전해 작은 인간이 되고 싶은 사람들에 동참할 것을 권유한다.

 

 

세계 각 나라의 사람들이 이 발표를 보고 놀라는 장면에 이렇게 우리나라도 나온다.ㅋ

작은 인간은 인구과잉이 불러오는 문제와 쓰레기 참사로 생겨나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이라고 초기 작은 인간들은 주장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경제적인 잇점으로 작은 인간에 대해 접근했다.
예를 들어 쿠바산 시가를 하나 사서 작은 사람들에게 팔 수 있는 시가를 천개 만들 수 있다고 한다. 또한 내가 가진 재산이 1억이라면 작은 세상에서는 120억으로 살 수 있게 된다.

주인공 폴(멧 데이먼이 맡았다.)은 평범하게 살고 있는 사람이었다. 아내는 좋은 집으로 이사를 가고 싶어했는데, 자기가 가지고 있는 돈으로는 아내가 만족할 만한 집으로 이사가기에는 부족했다.

 

 

그러던 중 아내와 함께 동창회에 갔는데, 거기서 동창 부부가 다운 사이징 사업에 동참해 작은 인간으로 살고 있는 것을 알게 되었다. 동창 부부는 이런 모습으로 동창회에 참석했다.

 

 

폴은 그 친구와 많은 이야기를 나눴는데,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경제적인 문제를 한번에 해결할 수 있는 것 때문에 아내와 함께 작아지는 일에 동참하기로 한다.

다운 사이징 시술은 약간 사람의 마음을 주춤하게 한다.
우선 본인 의지로 다운 사이징을 결심했고, 다운 사이징이 되는 동안 생기는 불상사에 대해서 자신이 책임진다는 계약을 육성으로 녹음을 하고, 남자와 여자는 각각 다른 시술 방으로 보내진다.

 

 

시술은 먼저 머리를 빡빡 깎고, 눈썹을 밀어버리고, 온몸의 털을 제거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관장을 통해 몸속에 있는 노폐물을 없애고, 충치 치료를 위해 해 넣은 이는 모두 빼버린다.
다운 사이징 주사로 사람의 모든 세포가 줄어들지만, 이런 것들은 줄어들지 않기 때문이라고 한다.

 

 

5시간 경과 후 폴은 회복실에서 성공적으로 작아진 인간으로 깨어난다.
하지만, 함께 시술을 받기로 한 아내는 시술 과정에 겁을 집어먹고 작아지기를 포기하고 집으로 가버린다.
아내와 작은 인간으로 행복하게 살것을 꿈꿨던 폴은 그후 아내에게 이혼을 당하고 작은 세상에서도 잘 적응하지 못하며 1년이라는 세월을 보낸다.

폴은 작은 인간이 사는 세상에서 갑자기 닥친 허탈감을 어떻게 이겨내게 될까?

영화는 시종일관 작은 인간들의 세상을 마치 걸리버 여행기에 나오는 소인국을 보여주는 느낌으로 전개된다.

미니멀리즘에 대해 관심이 많았던 나는 사실 영화가 크게 잘 만들어진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정확한 주제를 잡지 못하고 단지 작은 인간과 작은 세상을 재미있는 볼거리로 다루고 있는 느낌이 매우 컸다.
처음 작은 인간을 만들었던 요르겐과 초기 작은 인간들이 갖고 있던 '인간의 과도한 소비 성향이 지구를 어떻게 훼손하고 있는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은 마치 허황된 꿈을 꾸는 사람들처럼 그려놓았던 점도 마음에 안 들었다.

하지만 다른 시각으로 생각해 보면, 작은 인간은 지금의 인간과 전혀 다른 종이다.
아무리 모든 생물학적인 것은 같고 단지 크기만 작아진 것이라고 해도, 큰 인간과 작은 인간이 결혼을 해서 아이를 낳아 자신의 후손을 이어갈 수는 없는 것이다. 그러니 작은 인간과 큰 인간은 생물학적으로 전혀 다른 종족인 것이다.
단지 사이즈만 작아졌다고 상상할 수 없는, 감당하기 힘든 인류의 변화일지도 모르겠다.

영화가 끝나고 계속 생각해 보았다. 나라면 다운 사이징에 동참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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