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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룻 네번째 수업을 다녀왔다.
이렇게 해서 한달간의 플룻 개인 레슨을 받은 셈이다.
개인 레슨이라고 하면 뭔가가 집중적으로 특별한 기술을 가르쳐 주기 때문에 진도도 훨씬 빠르게 나갈 거라는 나의 기대는 물거품이 되었다.
그렇다고 개인 레슨 받는 것을 후회하지는 않는다.
금관악기에 대해 1도 모르는 내가 생각하기에도 이 악기는 소리를 정확히 낼 수 있는 것이 향후 실력을 향상하는데 큰 디딤돌이 된다는 것은 알 수 있다.
그러니 정확히 소리를 내는 연습만 한달째 하고 있는 것은 그만큼 탄탄한 기초를 다지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음계 중 솔, 라, 시, 도를 가르쳐 준 것도 그냥 소리만 내면 심심해서 연습을 많이 안 할 것 같다고 생각한 선생님의 배려이다.
한달 동안 소리만 내면서 솔, 라, 시, 도를 열심히 불었더니 뭔가 확실히 달라진 것이 있다.
플룻을 입에 대고 소리를 낼 때마다 다르게 소리가 나던 것이 지금은 딱 갖다대면 딱 원하는 소리가 경쾌하게 난다.
물론 선생님은 아직 조금 만족해 하지 않고 계시지만...ㅋ

플룻 소리를 정확히 내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수업을 하는 내내 선생님은 내가 이해할 수 있도록 다양한 예를 들어 설명해 주신다.

마치 휘파람을 부는 것 같아야 합니다.

겨울에 손이 시렵거나 뜨거운 것을 먹을 때 호~하고 부는 것 같은 느낌으로 바람을 내보내야 합니다.

바람은 한꺼번에 내 뱉는 것이 아니라 마치 풍선에 바람이 빠지듯이 일정하게 바람을 내보내야 합니다.

입술은 가운데만 조금 열리고 양 옆은 붕어빵 틀처럼 빈틈 없이 막아야 합니다. 붕어빵 틀에 반죽이 너무 많으면 옆으로 새어나오고 반죽이 적으면 완전한 붕어빵이 안 되는 걸 생각하고 꽉찬 바람을 머금고 있다가 일정하고 탄탄하게 내뱉어야 합니다.

긴 깔때기에서 바람이 나가듯이 모아서 길게 내뱉으셔야 합니다.

무거운 물건을 들고 있는 것처럼 절대 힘을 늦춰서는 안됩니다.

플룻 안으로 나가는 바람의 80퍼센트를 집어 넣으세요.

소리를 내기 전, 입모양, 숨, 혀의 위치, 플룻을 턱에 대는 것 등 모두 준비된 상태에서 시작부터 똑같은 소리를 내야 합니다.

이 외에는 선생님이 개인 지도 사항은 엄청나게 많다.
선생님이 가르쳐 준 것을 다 염두에 두고 소리를 내면, 소리를 내는 나도 눈이 동그래지도록 놀란다. 정말로 맑고 고운 따뜻한 소리가 탄탄하게 나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 지시 사항을 머리로 생각하면서 소리를 내는 게 아니라 몸이 저절로 반응해야 하는데, 아직은 그게 안 된다.
플룻을 불면서 머리 속에 엄청난 양의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도 이제 한달이나 되었으니, 이번주에 수업을 가면 다음 음계인 파, 미, 레, 도도 가르쳐 달라고 살짝 부탁해 봐야겠다.
그래야 혼자 '학교종이 땡땡땡'이라도 불 수 있을 테니까.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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