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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돼지고기를 일부는 돔베고기로 썰어 먹고, 일부는 고기국수를 만들고, 일부는 에피타이저를 만들기로 했다.
오늘은 제주도에서 가장 유명한 '고기국수'를 만들어 볼 생각이다.

고기국수

재료 : 돼지고기 100g, 물 500cc, 국수(중면) 120g, 콩나물 100g, 대파 1/3줄기, 양파 1/3개, 얼갈이 배추 1개, 달걀 1개, 마늘 1큰술
콩나물 양념 : 마늘 1큰술, 소금, 깨소금, 고춧가루, 청장, 참기름

일. 돔베고기를 만들기 위해 삶은 고기를 사용한다.

이. 대파는 어슷 썰고, 양파는 채썰고 얼갈이는 찢어서 놓는다.

이렇게 썰어서 준비해둔다.

삼. 콩나물은 살고 찬물 샤워를 한 후 청장, 마늘, 소금, 깨소금, 참기름으로 무쳐 준비한다.

여기서 콩나물을 비린내 나지 않게 삶는 팁!
아주 간단하다. 콩나물을 삶을 때 뚜껑 관리를 잘 하면 된다.
처음부터 뚜껑을 닫고 삶으면 한번 우르르 끓을 때까지 절대로 뚜껑을 열어서는 안된다.
만약 처음부터 뚜꼉을 닫지 않고 삶았으면 끝까지 뚜껑을 닫지 않고 끓을 때까지 두어야 한다.
그러면 두 경우 모두 비린내가 나지 않는다.

사. 달걀은 풀어놓고 국수는 삶아 사리지어 준비한다.

제주도 국수는 언제나 중면으로 끓인다.
소면의 경우 물이 끓고 찬물을 한번 붓고, 다시 끓으면 다시 찬물을 붓고, 다시 끓으며 꺼내면 딱 알맞게 익는다.
하지마 중면은 소면보다 더 오래 끓여야 하는데, 내 경험상 찬물 붓기를 세번 정도 해주는 시간이면 적당히 익는 것 같다.
아니면 면을 꺼내서 먹어보면 정확하다.

국수를 삶을 때 물과 국수의 비율이 어느 정도이면 가장 잘 삶아질까?
보통은 그냥 큰 냄비에다 물을 많이 넣고 삶는데, 정확히는 물과 국수를 10 : 1로 하면 가장 좋다고 한다.
물 안에서 국수가 삶아지면서 자유자재로 돌아다녀야 서로 엉키지 않고 골고루 잘 익는다고 한다.

국수를 삶고 나서도 면발을 탱탱하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약간의 기술이 필요하다.
별거 아닌 거 같지만, 내가 이걸 배우고 이렇게 국수를 씻어주니 면발의 차이가 완전히 하늘과 땅 만큼 달랐다.

먼저 큰 볼을 아래 두고, 채망을 놓고, 그 위에 국수를 붓는다.
찬물로 샤워를 해주면서 국수를 씻는다.

아래 걸러지는 물이 거의 투명해질 때까지 물을 갈아주면서 바락바락 국수를 씻어준다.
거의 네번 정도 물을 갈아주면서 씻어주면 적당한 듯하다.

검지와 중지 손가락으로 국수를 걸어 집어서 또아리를 틀어주면 적당한 1인분의 양이라고 한다.

오. 육수에 청장으로 간을 하고 양파와 대파, 얼갈이를 넣고 끓으면 달걀을 풀어준다.

고기 삶은 물에 간을 하고 양파와 대파를 넣었다.

얼갈이 배추를 제주도 사람들은 '단배추'라고 하는데, 이것을 손으로 숭덩숭덩 잘라서 넣어준다.

달걀물을 풀어준다.
달걀물을 뭉치지 않게 국에 넣는 노하우가 있다.
이 노하우는 계란국을 끓일 때도 마찬가지 방법으로 한다.
국의 국물이 끓으면 그 끓어 오르는 곳에 조금씩 부어주는 것이다.
달걀을 부우면 국이 온도가 올라가면서 끓기가 조금 사그러든다. 잠시 기다렸다가 또 끓어 오르면 그곳에 달걀물을 부어준다.
이렇게 하면 달걀물이 얇고 균일하게 잘 풀려서 국의 국물이 지저분하지 않고 아주 좋다.

육. 그릇에 국수를 넣고 육수로 토렴하고 무쳐놓은 콩나물과 돼지고기 썬 것을 얹어 뜨거운 국물을 붓고 깨소금과 약간의 고춧가를를 뿌려 낸다.

국밥도 이렇게 토렴을 하는데, 사실 난 토렴한 것과 하지 않는 것의 맛 차이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우리 수업을 해주신 선생님은 이 두 가지의 맛의 차이는 확연히 다르다고 하셨다.
특히 제주도 국수는 중면이기 때문에 꼭 토렴을 해야 국수의 속까지 같은 온도로 따뜻한 국수가 된다고 하셨다.
중요하다니 꼭 그렇게 하도록 하자.

삶아서 양념을 무친 콩나물과 삶은 돼지고기 썬 것을 예쁘게 장식해준다.

고추가루를 고명처럼 예쁘게 얹어준다.

이렇게 하면 그 유명한 제주도 고기국수가 완성이 되는 것이다.

이 고기국수에서는 제주도 사람들이 좋아하는 '배지근한 맛'이 난다고 한다.
삶은 고기 냄새와 국물의 묵직한 맛 때문에 '배지근한 맛'이 난다고 하는 듯하다.

이렇게 고기를 된장에 삶은 국물로 만드는 것이 진짜 제주도 고기국수이다.
하지만 요즘 제주도의 인기있는 고기국수집에 가면 육지 사람들의 입맛에 맞추기 위해서 국물을 사골뼈를 이용해 우려내서 만드는 집이 더 많다고 한다.
이것은 제주도 원래 고기국수가 아니라 관광 상품화하기 위해 변형된 고기국수라고 할 수 있다.

우리 수업을 진행하시는 선생님이 운영하는 향토음식점이 있는데, 여기에서는 고기를 삶아서 고기국수를 만든다고 한다.
그리고 씨육수라는 것이 있어서 좀더 전통의 맛을 느낄 수 있다고 한다.
씨육수라는 것은 국물의 맛을 내는 기본 육수를 의미하는 것인데, 이게 국수의 맛을 얼마나 다르게 하는지는 모르겠다.
아무튼 이 씨육수의 레시피는 며느리에게도 알려주지 않는 그 음식점의 특급 비밀이라고 한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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