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반응형

제주도에는 내 마음에 쏙 드는 삼계탕집이 아직 없다.

사실 삼계탕을 그렇게 좋아하지는 않는다.

좋은 닭을 사다가 집에서 백숙으로 만들어 먹어도 꽤 맛있게 먹을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특히 비싼 돈 주고 먹는 것이 기대만큼 맛있지 않은 듯하다.

기본적으로 나는 삼을 싫어한다.

그러니 차라리 집에서 백숙으로 닭을 삶아 먹는 것이 나가서 삼계탕을 먹는 것보다 더 좋다고 생각하는 것일 수도 있다.


선옥씨가 점심을 사준다고 해서 영란씨랑 나, 이렇게 셋이 또 모였다.

이번에 우리가 간 집은 선옥씨가 소개한 전복만찬이라는 삼계탕집이다.

전복과 검은깨(흑임자)를 넣어서 아주 특이하게 삼계탕을 내주는 곳이라고 하고, 선옥씨 남편이 지인들과 맛있다면 자주 가는 곳이라고 해서 믿음이 좀 갔다.

하지만 영란씨는 삼계탕에 전복을 넣는 건 잘 맞지 않는 조합이라고 했다.

우린 모두 조금씩 자기만의 먹는데 대한 자존심을 가지고 있는 여자들이다.ㅋㅋ


아무튼 그래서 셋이 출동한 전복만찬 집이다.

우린 사람들이 많이 가는 시간에 가서 줄을 서거나 할 정도로 바쁘지 않다.

그래서 일부러 일찍 만나서 갔더니 아직 가게에 손님이 하나도 없다.

그것도 차를 타고 오는 선옥씨나 영란씨 보다 걸어서 간 내가 제일 먼저 도착했다.

이 친구들이 차가 없는 나를 위해서 우리집 근처에 음식점에서 만나자고 배려해준 덕도 있다.

아주 좋은 친구들이다.^^


혼자서 손님이 하나도 없는 삼계탕집에 들어갈 내공이 있는 건 아닌 나는 가게 앞에서 괜히 주차장도 찍고, 간판도 찍고 하면서 친구들을 기다렸다.


드디어 모두 모여 가게 안으로 입성!!

워낙 수다를 좋아하는 친구들이라 이 친구들을 만나면 다른 때처럼 사진을 잘 못 찍는다.

그래서 메뉴판 사진도 안 찍고, 선옥씨가 사준 삼계탕이라 가격도 잘 모르겠다.

아무튼 그리 비싸지는 않았고, 전복이 2개 들어간 전복삼계탕과 전복이 4개 들어간 특전복삼계탕의 가격이 조금 차이가 났던 기억이 있다.

우리는 영란씨의 '전복과 삼계탕을 안 어울려.'라는 조언으로 그냥 전복삼계탕을 주문했다.


밑반찬도 아주 간단하게 나온다.

김치, 깍두기, 고추지, 청양고추, 된장....

든든한 삼계탕을 먹는데, 특별히 화려한 밑반찬은 필요가 없긴 하다.


그리고 나온 전복삼계탕이다.

흑임자를 넣어서 국물이 검다.

검은 국물 사이로 작은 닭의 등짝도 보인다.

안에 전복은 정확히 2개가 들어있다.ㅋ


뚝배기에 끓여 나온 삼계탕은 요때 제일 침이 많이 고인다.


그후, 우리는 수다에 집중하느라 삼계탕이 맛이 어떤지, 전복과 삼계탕이 정말로 잘 안 어울리는지, 흑임자 때문에 달라지는 삼계탕의 맛은 어떤지, 밑반찬이 단촐해서 좋은지 나쁜지....

전혀, 모른다.ㅋㅋ

그냥 이렇게 따뜻한 한그릇의 식사를 하며 좋아하는 친구와 제주살이를 이야기하는 그 시간이 우리는 너무 좋았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