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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에 있는 오래된 가게들을 탐방 중이다.

제주도민에게 유명했으나 백종원의 3대 천왕에 나오고 더 유명해졌다는 '태광식당'을 다녀왔다.

건널목에서 바라본 태광식당의 모습은 정말로 오래된 가게의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었다.

게다가 하늘도 파랗고 구름도 예쁘게 생겨나 있어서 마치 그림같은 분위기였다.

왠지 맛있을 것 같은 기대가 마구 솟았다.


하늘이 이렇게 멋져도 되는 건가?

저 길을 따라 내려가면 아마도 바다도 나올 것이다.

바닷마을에 있는 오래된 식당... 뭔가 포스가 느껴진다.


주물럭이 유명한 집임을 알 수 있는 입구이다.

3대 천왕에 나왔었다는 깨알같은 광고도 하고 있다.


이 문을 통해 들어서니 테이블이 4,5개 있는 조그만 가게였다.

이렇게 작은 가게가 그렇게 유명하다고? 하는 생각을 하고 보니 안으로 들어가니 넓은 홀이 있었다.

거기에는 바닥에 앉아서 먹을 수 있게 여러 개의 테이블이 마련되어 있었다.

그럼 그렇지.. 관광객에게도 입소문이 자자하게 났다는데, 이 정도는 넓어야겠지?


홀로 들어가는 첫 테이블에는 이렇게 콩나물 국이 언제나 뜨뜻하게 끓여지고 있다.


벽면에는 메뉴판도 있지만, 3대 천왕에 나왔다는 사진이 걸린 액자와 곳곳에 연예인이 다녀간 흔적의 사인들이 많이 있었다.

유명세를 제대로 탄 것이 분명하다.


인터넷에서 사전에 알아본 것에 따르면 돼지 주물럭과 한치 주물럭을 반반 주문할 수 있다고 되어 있다.

아마도 한번 와서 두가지 맛을 다 즐기고 갈 수 있는 메뉴인 듯하다.

우리도 일단 반반을 주문했다.



먼저 돼지 주물럭이 불판에 올려지고 한치 주물럭은 접시에 담아서 대기 중이다.


대기 중인 한치 주물럭.


밑반찬은 기본 반찬 정도만 나왔다.

그리고 쌈을 싸먹을 수 있게 쌈과 쌈장 등도 준비해 준다.


돼지 주물럭 조리 중..


돼지 주물럭이 어느 정도 익으면 한치 주물럭을 그 위에 쏟아준다.


면 사리를 하나 추가 했더니 면 한줌과 참기름 김가루를 넣고 같이 끓여준다.

이 면사리는 주문하지 말걸 그랬다.

그렇게 맛이 좋지도 않은데, 참기름과 김가루의 맛이 그닥 좋지 않아서 주물럭의 맛을 완전 버려 버렸다.


이렇게 한번 끓은 주물럭을 시식하기 시작~


그런데 맛이 기대했던 것 보다 별로 였다.

돼지 고기는 특별한 고소함을 느낄 수 없었다. 

일반 음식점에 가서 먹는 평범한 제육덮밥에 들어가는 고기보다 맛이 없었다.

고기를 양념에 해서 불판에 구웠으니 기본적으로 받쳐주는 맛이 있는데 그 정도도 미치지 못하는 것 같았다.

제주도 돼지고기가 이렇게 맛이 없을 수 없는데, 그리고 3대 천왕에까지 나온 집이니....

아마도 추가로 시킨 면사리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참기름인지 뭔지 알 수 없는 기름의 맛이 너무 좋지 않았다.

텁텁한 맛이 나는 기름맛은 음식의 향과 맛을 완전히 변하게 했다.


누구든 나중에 이집을 방문하게 되면 절대로 면사리는 주문하지 않길 바란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한치 주물럭이 아주 맛이 좋았다.

한치의 질이 좋았던 것 같다.

오징어처럼 질기지도 않은 식감에 신선함까지 느껴졌다.

제주도 사람들이 오징어 보다 훨씬 맛있다는 한치의 맛을 제대로 경험할 수 있다.


이렇게 이맛도 저맛도 아닌 반반 주물럭을 먹고, 억울함을 씻어줄 볶음밥을 주문했다.


볶음밥에 계란을 넣고 비빈다.

이런, 내 경험상 이러면 볶음밥이 너무 질어질텐데....


이렇게 비벼서 거기에 아까 그 참기름과 김가루를 또 넣는다.

딱 말리고 싶었는데, 순식간에 아주머니가 넣어버리셨다.


볶음밥이 너무 질게 됐다.

물기를 날려버리려고 계속 불판에 두었더니 밑이 탄다.

밥이 볶아지면서 살짝 누러야 맛있는데, 이건 그냥 비빔밥같은 비주얼과 식감이 되었다.


전체적으로 매운 정도도 높지는 않다.

단지 양념을 범벅을 해놓아서 매워 보이긴 하지만, 맛있게 매운 맛은 내지 못한 듯하다.

게다가 주물럭 자체도 양념이 과한데, 대부분의 반찬이 빨간 양념으로 한 반찬이라서 반찬에도 손이 잘 가지 않는다.


분명히 제주도민에게 오랜 동안 사랑을 받은 음식점이고, 3대천왕에도 나온 음식점이니 과하다 싶을 만큼 맛이 좋을 거라고 생각했었다.

아마도 티비에 나오기 전에는 제주도민의 맛에 맞는 집이었을 것이다.

제주도 사람들의 입맛은 육지 사람들의 입맛과 조금 다르다.


그러다가 티비에 나오고 아마도 관광객이 많이 찾게 되니 그들의 입맛에 맞게 맛이 달라진 듯하다.

하지만 딱이 육지 맛이라고 할 수도 없다.

재료도 돼지고기며 한치는 제주를 대표하는 음식이니...


그러다 보니 태광식당의 주물럭이 돼지 주물럭과 한치 주물럭이 반반 주물럭이 된 것처럼, 제주도 맛과 육지 맛이 반반이 되어 버린 듯하다.

초점이 정확히 맞지 않는 그런 맛을 내는 주물럭이 되어 버린 것이다.


제주도 여행중 태광식당에서 밥을 먹어보고 싶다면, 단일 메뉴로 '한치 주물럭'을 먹기를 권한다.

아마도 한치 주물럭만 먹으면 아주 맛있게 먹을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돼지고기를 너무 좋아한다면 돼지 주물럭도 따로 먹기를 권한다.

식당에서도 권하고, 인터넷에서도 특이하다며 많이 올린 '반반 주물럭'은 나는 절대로 권하고 싶지 않다.

더 맛있게 먹을 수 있는 각각의 메뉴를 짬뽕을 해서 맛없게 먹을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나오는데 카운터 앞에 돌절구 안에 금붕어를 예쁘게 넣어 기르고 있었다.

그리고 아주 맛있는 귤도 소심하게 구석에 두셨지만, 가지고 갈 수 있게 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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