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반응형

제주도에는 가볼 만한 작은 책방이 많다.

구제주에 걷기 좋은 길이 있다.

제주목 관아에서 원도심쪽으로 길을 건너와 골목으로 들어서면 골목골목에 작은 가게들이 많아 구경하기에도 좋다.

우리도 유명한 '송림반점'에서 점심을 먹고 원도심 골목 산책을 했다.



그러다 만나게된 보석같은 가게, 바로 '미래책방'이다.

책을 좋아하는 우리는 우선 책방이라고 하면 걸음을 멈추고 본다.

간판에는 커다랗게 '수화식당'이라고 되어 있고 그 옆에 조그맣게 '미래책방'이라고 되어 있다.

"아마도 식당 한켠에 책을 진열해 놓고 파나봐."라는 생각을 하며 책방에 들어섰다.


아니다. 식당을 개조해서 책방을 낸 것이다.

간판도 그대로 두고, 안에 벽이며 바닥 같은 것도 많이 바꾸지 않은 듯하다.



안쪽으로 들어가면 마치 주방이 있을 것 같은 자리에 오래된 수동 카메라가 진열되어 있다.



이름도 재미있다.

'구석 카메라', 아마도 이렇게 구석에 자리잡고 앉아서 카메라 수리도 하고 판매도 하는 것 같다.

남편은 카메라에 관심이 많아서 중고 카메라를 이것저것 구경한다.


책방에는 책도 많지 않다. 

그냥 주인이 좋아하는 책만 들여놓은 듯한 분위기이다.



그중 음식책 하나가 마음에 들어 들여다 보았다.

아마도 도서관에는 없을 책일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우린 제주도에 와서는 절대로 책을 사들여 짐을 늘리지 않기로 했으므로 책제목만 보고 도서관에서 찾아봐야겠다.



책구경, 카메라구경을 하고 있는데, 아주 멋지게 생긴 고양이 한마리가 왔다갔다 한다.

내가 며칠 전에 본 책 <고양이처럼 살기로 했습니다>에서 소개된 고양이처럼 품위있고 도도해 보이는 고양이였다.

절대로 사람에게 신경을 쓰지 않고, 존재 자체로 눈길을 끄는 딱 그런 고양이, 우리집 길고양이들과는 품위 자체가 다른 고양이였다.

바로 앞에서 사진을 찍어도 절대로 눈길 한번 주지 않는다.



고양이의 색도 특이해서 사진을 찍어주는데, 목줄에 '짬뽕'이라는 이름표가 있다.

적절한 이름이란 생각이 들었다.





조금 있으니 또다른 고양이가 나타났다.

이녀석은 덩치가 조금 더 크지만 마찬가지로 품위 있는 고양이였다.

사람들에게는 절대로 신경을 쓰지 않고 고양이 세계에 빠져 있었다.



이 녀석 둘다 바깥 세상에 대한 관심은 많은 것 같다.

그러더니 검은 고양이는 밖으로 나갔다.

저 고양이 이름은 무얼까? 색이 까마니까 아마도 '짜장'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 쫓아가서 사진을 찍어 봤다.



예상과 달리 '무리'라는 이름표를 달고 있었다.

'짜장'이 딱인데...ㅋ


원도심에는 참 볼거리 많은 가게가 구석구석 숨어있다.

예쁜 포스트잇도 있어서 하나 사고 싶었지만, 쓸 일이 없어서 그냥 참았다.

그리고 주인장도 아주 젊은 훈남 청년이다.^^


올레 17코스길의 시작점 근처이고, 가게 옆에 올레 리본도 달려 있는 걸 보면 아마도 17코스에 포함된 듯하다.

원도심 구경하며 '미래책방'에 들려 책도 보고, 카메라도 보고, 고양이도 보고 하면 좋을 듯하다.

바로 옆에 유명한 '쌀다방'도 있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