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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멀조베기

제주어로 '모멀'은 '메밀'이다. 그리고 '조베기'는 '수제비'를 뜻한다.

재료 : 메밀가루 1.5컵, 불린 미역 20g, 물 10컵, 굵은 소금 약간

일. 메밀가루에 소금을 약간 넣고 뜨거운 물로 묽은 반죽을 한다. 즉 익반죽을 해준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반죽의 농도가 아니다. 아주 묽은 반죽이어서 약간 풀같다는 느낌이 들 정도이다.

이. 냄비에 물이 끓으면 메밀반죽을 넣는데, 수저에 뜨거운 물을 묻히고 수저로 메밀반죽을 떠서 딱!하고 넣는다.


끓는 물에 수저를 넣었다가 그 수저로 메밀 반죽을 한 수저 뜬 다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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냄비에 수저를 딱! 치면 한 수저만큼의 메밀 덩어리가 물에 퐁당 들어간다.

우리가 흔히 수제비를 해먹으면 밀가루 반죽을 손으로 쭉쭉 펴서 얇게 한입 크기로 떼어서 넣는데, 이건 수저로 떠서 넣는다.
아주 재미있는 조리 방법이다.ㅋ
혹시 모멀조베기(메밀수제비)집을 창업한다면 손님이 수저로 메밀을 떠넣어 먹을 수 있게 하는 아이템도 좋다는 이야기도 해주셨다.
아까도 말했지만, 메밀은 품에 잠깐 안았다가 먹어도 될 정도로 빨리 익기 때문에 이런 아이템도 재미있는 창업 아이템이 될 수 있다나 뭐라나.ㅋ

삼. 불린 미역을 넣고 한 소끔 끓인 후 소금으로 간을 한다.


여기서 미역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자.
육지에서 제일 유명한 미역은 완도 미역이다.
완도 미역은 질감이 단단하여 꼬들꼬들한 식감을 가지고 있다.
완도 미역으로 미역국을 끓일 때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것처럼 물에 불렸다가 먹기 좋은 크기로 썰어 참기름에 달달 볶다가 물을 붓고 오래 끓여야 미역국이 진국이 된다.

하지만 제주 미역은 다르다.
제주 미역은 질감이 아주 연하다고 한다.
그래서 미역국을 끓일 때 절대로 먼저 참기름에 달달 볶지 않는다. 그리고 물을 붓고 끓일 때도 한번 후루룩 끓여서 먹어야 제맛이 난다고 한다.
그리고 너무 오래 미역을 끓이면 조직이 거의 흩어져서 흐물흐물해져서 식감이 나빠진다고 한다.

제주 미역이 질감이 연한 것은 제주 인근 바다가 물살이 세서 나름 미역이 살아남기 위한 방식으로 파도에 몸을 실어 살아가기 위해 자신의 몸을 연하게 조직한다고 하니... 생태계의 신비함을 느낄 수 있다.


완성된 메밀수제비(모멀조베기)이다.

하루치 요리지만, 요리 과정도 신기하고 스토리도 많아 2부로 나누어서 상을 차려야 할 것 같다.
내일마저 상을 차리는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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