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빼때기죽

'빼때기'는 고구마를 편썰기 해서 말린 것이다.
고구마의 수분을 날려서 보관을 오래하여 두고두고 먹으려고 한 조치이다.
아무리 보관을 잘해도 곰팡이가 슬었다.
요리할 때는 이 곰팡이를 솔로 박박 닦아주어야 한다.

재료 : 빼때기 500g , 팥 300g, 차조 200g, 물

일. 팥은 씻어서 물을 넣고 물러질 때까지 삶는다.


콩을 삶을 때에는 전날 물에 담궈두어 불려서 삶는다. 하지만 팥은 불리지 않는다.
이유는 팥은 물에 담궈두어도 불지 않기 때문이다.
단단한 겉껍질을 가지고 있는 팥은 절대로 물에 담가둔다고 불지 않는다고 한다.

이. 팥이 약간 물러지면 솔로 빡빡 씻은 빼때기를 넣고 같이 삶는다.


사진에 보면 아무리 박박 씻었어도 아직 곰팡이 자욱이 보인다. 구황음식이니 그래도 이렇게 해서 먹는다.ㅜㅜ

삼. 빼때기가 완전히 물러지면 차조를 넣고 끓인다.
차조는 아주 작은 곡물이다. 그래서 대부분 차조가 들어가는 밥이나 죽을 할 때에 차조는 가장 나중에 넣어주어도 잘 익는다.


빼때기가 물러질 때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바닥에 늘러붙지 않게 가끔 저어주어야 한다.


완성된 빼때기죽이다.

이것을 배울 당시만 해도 제주도의 전통 요리이고 향토 음식이니 어디서 이걸 먹어보겠나 했다.

요즘 급식소 알바를 다니면서 우연치 않게 급식소 언니들의 어릴 때 빼때기죽과 관련된 추억을 들을 수 있었다.

고구마가 나오기 시작하면 고구마를 말리는 것은 집안에 있는 아이들의 몫이었다고 한다.

놀다가도 몇번씩 집에 들어와서 말리고 있는 고구마를 뒤집어주어야 했다고 한다.

가을 밤 엄마가 고구마를 뒤집어주라고 하면 형제들끼리 깜깜한 마당에 나가 서로 무서움을 떨치기 위해 의지하며 고구마를 뒤집었다고 한다.

제주도 아이들의 가을철 일거리 중에 하나가 고구마 말리는 것이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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