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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귀농해 살고 있던 상주는 시골이다.

그래서 난생 처음 결심하고 떠나게 된 유럽여행을 위해 인천공항까지 가는 데도 5시간이나 걸렸다.

집에서 출발해 5시간이 걸려 겨우 인천까지 왔다.

택시 타고, 고속버스 타고, 전철 타고 차이나타운에 도착해 저녁을 먹기로 했다.

아직도 우리는 커다란 여행가방을 하나씩 들고 어깨에 메는 보조 가방도 하나씩 멘 상태이다.

그래도 인천까지 왔으니 한번도 와 보지 않은 차이나타운에 가서 짜장면은 한번 먹어줘야지..ㅋ



저 문을 통과하면 차이나타운이란다.

문 자체에서 중국 분위기가 물씬 난다.

특히나 중국사람들이 많이 사용하는 빨간색의 건물도 눈에 띤다.

아마도 저런 건물들도 전부다 중국요리집일 것이다.

사실 차이나타운에 어떤 것들이 유명한지는 잘 모르고 왔다.

그래서 거리를 위아래로 걸어서 분위기를 파악해 보았다.

우리가 봐도 공화춘과 청관(?) 그리고 연경이 건물이 아주 큰 것이 아마도 여기 차이나타운에서 가장 유명한 중국집일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은 집들 중에도 분명 맛집이 있을테지만, 우리가 갔을 때는 식사시간 때도 아니고 해서 그냥 건물의 규모로 밖에는 맛집을 구분할 수밖에 없었다.

아마도 저녁시간 때였다면 어딘가 사람들이 줄을 서 있거나 왁자지껄한 데가 있어서 거기가 맛집이려니 하고 알았을 지도 모르겠다.



빨강빨강한 것이 완전히 중국스럽다.



이 중 우리가 선택한 집은 연경이었다.

그냥 사전 정보가 없으니 설렁설렁 다니면서 세 집의 분위기를 보았는데, 겉으로 보기에도 이 집이 가장 화려하고 손님도 많고 깨끗해 보였다.

아마도 더 유명한 곳은 다른 곳일지 모르지만 그래도 우리의 감각을 믿고 연경으로 가기로 했다.

들어가서 자리에 앉자마자 메뉴판과 밑반찬이 세팅된다.

밑반찬은 별다른 게 없다.

아무튼 차이나타운에 와서 처음 먹는 음식이고 우리는 유럽여행을 떠날 참이고 이래저래 맛있는 것도 먹고 다양하게도 먹고 싶어서 기억은 안 나지만 몇번 코스를 시킨 거 같다.



코스에는 누릉지탕, 탕수육, 깐소새우, 고추잡채, 그리고 짜장과 짬뽕이 있었다.

우리는 생애 처음 유럽 여행을 기념하기 위해 이과두주도 한병 주문했다.


음식은 꽤 괜찮았다.

아무래도 생애 처음 유럽여행을 그것도 한달씩이나 가려고 나선 길이라 그런지 평소의 입맛은 아니었다.

지금도 그때 먹는 음식의 맛은 그닥 기억이 나지 않는다.

아마도 모든 감각기관이 유럽을 향해 있었기 때문이지 싶다.

촌스럽게 많이 떨렸던 게지.ㅋ


아무튼 인천 차이나 타운에서 짜장면을 먹어보고 싶다는 작은 소망은 이렇게 풀고 다시 택시를 타고 인천 공항 근처로 갔다.

그런데, 에고 호텔 방은 없단다.

공항 근처에 와서 하룻밤 자고 내일 비행기를 타는 사람이 많이 있는가 보다.

그래서 공항 신도시로 이동해서 모텔에 투숙하기로 했다.

편의점에서 캔맥주 몇개를 사서 모텔에 들어가서 한잔 더 했다.

내일 일찍 일어나 공항 구경도 실컷 해야지 하는 마음이었지만, 왠지 쉽게 잠이 들지는 않았다.



이번 여행에서 그림도 많이 그려보고 싶다는 생각에 색연필도 챙겨 왔는데, 잠이 오지 않아서 이렇게 낮에 인천 차이나타운에서 먹은 음식을 그림으로도 그려보고,



맥주캔도 그려보고...


집을 떠나 한달간의 여행을 하려니 쫌 떨렸나 보다.

남편은 복대도 깜빡 잊고 안 가지고 올 뻔하고, 나는 세달 동안 계획 세운 노트를 안 가져올 뻔했다.


오랫만에 사람이 많은 도시에도 온 것이다.

지하철 그것도 오랫만에 타려니 무지 복잡했다.

우와좌왕 하느라 택시비도 엄청 들었다.

이러고 하루종일 엄청나게 많은 일을 했는데도 아직 한국이다.ㅜㅜ

내일은 난생 처음 프랑스 파리라는 곳에 떨어지게 될텐데, 얼마나 둘이 어리바리할려는지...


아무튼 자고 일찍 일어나서 당황하지 말고, 차분하게 유럽여행을 시작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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