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가 자신의 과거를 되짚어 쓴 글이지만, 비슷한 시기를 살았던 사람이면 누구나 공감가는 이야기가 실려 있다. 초등학교가 아닌 국민학교를 다녀 본 사람이라면 백퍼 공감할 이야기들이 많이 실려 있다. 읽으면서 어릴 때 추억을 새록새록 되새겨 볼 수 있는 정감어린 책이다. 너무나 개인적인 이야기이지만, 너무나 공감되는 이야기를 만나고 싶다면 한번쯤 읽어볼 만한 책이다. 끝까지 읽고 생각한 것은 다 추억할 만한 것이지만, 아직은 그렇게 아련히 그리워하는 풍경은 아닌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내가 너무 나이가 들어서 희미해진 기억 때문일까? 아니면 아직은 옛날 일이나 추억하며 지낼 정도의 나이는 들지 않아서일까? 아마도 아직은 하루하루가 바쁘고 현재를 사느라 신경쓸 것도 많고 하니 옛추억이 아련하게 느껴지지 않..
음메에에에 하는 염소의 맛이 아니고 수영장에서 나는 소독약인 염소의 맛을 나타내는 것이다. 수영장에 갔다오면 한참을 코끝에서 느낄 수 있는 염소의 향, 그걸 뜻한다. 제목도 특이하지만 내용도 신선하다. 게다가 무려 만화책이다. 그림을 너무 자연스럽게 잘 그려서 마치 정말로 수영장 물속에 들어가 있는 듯하다. 책의 시작부터 끝까지 에메랄드 색이 펼쳐지고 있어서 눈도 호강하는 듯한 책이다. 척추옆굽움증 때문에 물리치료사가 권한 수영을 하러 간 남자주인공은 거기서 수영을 아주 잘하는 여자를 알게 된다. 수영 선수였던 여자가 남자에게 수영을 가르쳐주면서 조금씩 가까워진다. 그리고 남자는 어느날 여자에게 묻는다. 목숨을 바치는 한이 있더라도 절대 포기하지 못할 거 같은 거에 대해 생각해 봤어? 그녀의 대답은 이랬..
제목과 목차에서 술과 그에 어울리는 안주를 소개하는 책 같았다. 하지만 소설책이다. 밤을 지켜주는 지킴이센터에서 일하는 쇼코라는 여자가 주인공이다. 심부름센터같은 곳인데, 아이를 두고 야근을 해야 하는 엄마나 늙은 부모를 두고 출장을 가야 하는 자식이거나 한 사람들이 집에 있는 아이나 부모를 밤새 부탁하면 그들을 보살펴 주는 일을 하는 것이다. 그래서 항상 아침 11시쯤에 일이 끝나서 점심을 먹고 퇴근한다. 쇼코는 그 점심을 술과 함께 정성껏 먹는다. 그래서 제목이 ‘낮술’인 것이다. 철부지 때 임신을 하는 바람에 일찍 결혼을 했지만 곧 이혼을 한 주인공의 쓸쓸한 이야기와 의뢰인들의 쓸쓸한 사연이 낮술과 잘 어울리는 전개이다. 한번 노인이 되면 계속 똑같은 줄 알았는데 노인에도 단계가 있더라고. 젊은 노..
아주 간단하게 공갈빵을 만들어 먹을 수 있다고 급식실 친구가 말해주었다. 유튜브를 보고 따라했는데, 그냥 성공해 버렸다고. 그래서 나도 집에서 따라해 보았다. 정말 쉬웠다. 재료는 간단하다. 밀가루 150g에 물 80g, 거기에 식용유 10g을 넣고 대충 반죽을 한다. 공갈빵 속에 들어가는 재료도 간단하다. 흑설탕 3T, 밀가루 1T, 계피가루 1/2T를 잘 섞어둔다. 반죽한 것은 랩을 씌워서 실온에서 10분 정도 휴지를 시킨다. 너무 오래 시키면 질어지므로 딱 10분만. 반죽을 사등분한 후에 한 덩어리를 밀대로 밀어준다. 손바닥 정도 크기로 밀어준다. 여기에 속재료 만든 것을 1T 넣는다. 속재료 넣은 것을 만두처럼 잘 오무려준다. 터진 곳이 없게 꼭꼭. 다시 밀대로 밀어주는데, 이때는 살살 밀면서 최..
급식실 동기가 부시리를 가지고 왔다. 그의 남편이 낚시광인데, 자주 배를 타고 제주도 인근 바다에 나가서 낚시를 한다고 한다. 워낙 낚시를 좋아하고 오래 해서인지, 낚는 물고기도 예사롭지가 않다. 작년에도 그 친구가 부시리 머리를 먹어보라고 주었었다. 물고기 머리가 내 머리만한 것이었다. 물고기 볼따구 살이 거의 1kg은 됨직했다. 머리에 달리 살만 손질해서 먹는데도 며칠이 걸렸을 정도이다. 이번에는 급식실 식구들과 함께 회를 먹겠다고 잡은 부시리의 살을 발라서 숙성을 시켜왔다. 숙성회에서 느끼는 남다른 맛이 있다고 한다. 나야 아직 그정도로 회를 잘 몰라서 활어회나 숙성회나 잘 구별하지 못하지만. 급식실에 있는 제주도 언니들은 그 맛을 잘 알고 있었다. 가지고 온 살을 두툼하게 회를 쳐서 한끼 아주 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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