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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텔에서 나와 섬진강 길에 접어 들었는데, 앞으로 전진할 수가 없었다.
경치가 너무 예뻐서 눈을 뗄 수가 없다.

 

정말로 한걸음도 전진할 수가 없다....
뒤로는 눈부신 하늘과 구름이, 앞으로는 스산한 하늘과 구름이 있어 한 곳에서 두가지 느낌을 느낄 수 있었다.

 

이러니 어찌 뿌리치고 감?
계속 감탄하고, 사진 찍고, 감상하고...
가야하는데 발길이 떨어지지 않는다.

 

그래도 가자~ 한참을 구경하고 전진.
아무튼 하늘이 맑고 푸르고, 강은 그 예쁜 하늘을 고스란히 담아내고, 바람 시원하고, 저멀리까지 보이는 산의 자태 뭐 하나 허접한 것이 없다.
그래서 사람들이 섬진강 섬진강 하나보다.

 

곡성을 떠나며 무서운 얼굴 한번 취해주고.ㅋ

 

여전히 발을 못 떼고 사진만 찍는다.

 

섬진강가는 자연이 잘 보존되어 있는지 이런 습지도 있다.

 

구경거리가 너무 많아 열심히 달리다 보니...
어? 이길이 아니네?
자전거 길에는 파란 페인트로 줄을 그어놓았는데, 여긴 하얀 페인트이다.
그냥 강가 산책로였던 것이다.
산책로도 너무 잘 다듬어져 있어서 몇시간을 가면서도 자전거길이 아닐 거란 의심을 일도 하지 않았다.

 

가는 방향은 같지만, 아무튼 자전거 도로는 강 저쪽 길이다.
이 다리를 건너가야겠다.

 

다리 건너러 내려가는 중에

 

 

기차를 만났다. 기차에 타고 가시던 아주머니가 손을 흔들어주셔서 나도 열심히 답례를 ㅋ
이런 놀이 참 오랜만이다.

 

다리를 건너는 사진을 찍어야 하는데, 다리에 난간이 없어서 마치 강으로 떨어질 거 같았다.
다 건너서 태연한 척 인증사진 찍음.ㅋ

 

이제 제대로 자전거 길에 들어선 거겠지?
다시 길 확인하면서 나무 그늘에서 잠시 쉬었다.

자전거 코스에 연결되어 청소년 캠핑장이 있었다.
일요일이라 가족들 단위로도 많이 나왔다.
중간에 있는 청소년캠핑장에는 텐트 친 사람도 있고 가족 자전거, 커플 자전거, 세발 자전거도 대여해준다.
우리는 여기서 간단히 요기를 하기로 했다.

 

라이딩 중에 먹는 라면은 꿀맛이다.
하지만 우리는 한달간 자전거를 탈 예정이라 아무리 꿀맛이어도 라면을 자제하고 있었다.
그러나 유원지에 오면 다른 음식보다 이런 컵라면이 제일 먼저 눈에 띈다.
오늘만 먹기로.ㅋㅋ

예쁜 자전거 커플이 지나가길래 따라가 이야기를 나눴다.
여자분이 자전거를 잘 못 타서 연습 중이란다.
우리 자전거보다 바퀴가 더 작다.

 

삼각형 모양의 자전거, 이름이 스트라이다인가 뭐 그렇다.
참 깜찍한 자전거이다.
확실히 자전거 잘 못 타는 사람에게 미니벨로는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거 같다.

 

처음 도착한 남도대교 인증센터.

 

남도대교. 여기는 전라도인데, 이 다리를 건너면 경상도 화개장터이다.
오다가 어류박물관 앞에서 박물관 아저씨들을 만났는데, 자전거 여행하는 우리가 부럽다며 말을 걸어오셨다.
산책하며 주운 밤도 주시고 이것저것 설명을 해주셨는데, 남도대교를 건너 화개장터에도 꼭 들리라고 하셨다.
사실 전에 화개장터를 가보긴 했지만 그래도 다리 하나 건너 전라도에서 경상도로 넘어가는 재미를 느껴보기로.

 

화개장터에는 조영남의 동상도 있다. 노래 유명하잖어, 경상도와 전라도를 가로지르는~~ㅋ

 

재첩국과 다슬기국을 먹었는데... 이런... 화개장터가 완전 상업적으로 변했다. 호객도 심하고, 가격도 비싸고, 반찬도 조촐하고, 재첩이랑 다슬기는 보이지도 않게 들었고 ㅠㅠ
몇년 전 전라도 여행을 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 먹은 재첩국은 정말 환상적이었는데, 이제 그런 재첩국을 만나기 힘들어진 걸까? 정말 아쉬웠다.
에궁.. 얼른 다시 전라도로 넘어가야겠다.

 

다음 도착한 곳은 매화마을 인증센터이다.
20킬로만 더 가면 섬진강 코스 끝인데, 너무 피곤해서 더는 못가겠다.
여수에서 또다른 산티아고 동지인 정선 아저씨도 만나러 가야하는데, 아무래도 무리라 오늘은 그냥 여기서 스톱! 그러니까 여기는 하동이다.
정선 아저씨는 여수에 있는 소호동성당 본당신부님이시다.ㅋ

 

하동 읍내(?)에 숙소를 잡고 동네에 이름도 없는 치킨집에서 치킨을 사고 마트에서 막걸리를 사왔다.
시골이라 그러나 치킨도 푸짐하고 막걸리도 두 종류나 있는데 둘다 맛있다.
시골 막걸리는 대형 막걸리 공장에서 나오는 막걸리의 맛과는 천지 차이로 입에 착착 붙는다.ㅋ

 


오늘은 81킬로나 달렸다.
섬진강 구경하느라 많이 지체했는데도 킬로수가 많이 나왔다.
아무래도 강줄기를 따라 내려오는 코스라서 내리막도 많고, 전에도 말했지만 전라도쪽은 자전거길을 너무 잘 만들어놔서 쉽게 달릴 수 있었던 것 같다.

이 글은 2017년 브롬톤 자전거로 국토종주를 했던 여행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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