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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도서는 시리즈 이름도 재미있다.

'까마득한 이야기 시리즈 4'는 농사의 신으로 알려진 자청비에 관한 신화를 다루고 있다.

자청비 신화는 구전되어 오던 것이라고 한다. 



구전되던 신화를 아이들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도록 만화와 함께 전체 이야기를 실어놓은 이 책은 제주에 관심이 있고, 제주 신화에 관심이 있는 어른들에게도 재미있게 읽히는 책이다.



옛날 자식을 낳지 못하는 부부가 있었는데, 지나가던 스님이 부처님께 쌀 백근을 시주하고 백일 기도를 지성으로 드리면 아들을 얻을 수 있을 거란 말을 듣고, 그대로 했다.

왠일인지 백일이 되는 날 쌀을 달아보니 아흔아홉근이라 아들이 아닌 딸을 점지 받았다고 한다.



이렇게 부모가 부처님에 스스로 청해서 얻은 자식이라고 해서 이름을 '자청비'라고 지었다고 한다.


자청비는 얼굴도 예쁘고 똑똑해서 자신의 삶을 스스로 개척해 나가는 여인상으로 그려지고 있다.


이 책의 재미 중에 하나는 인물 소개를 재미있게 한다는 것이다.


느려터진 하녀 정하님이 정 없는 정수남을 같은 날 낳았다.


하늘옥황 문곡성의 아들 철 없는 문도령과 사랑에 빠졌다.


아마도 구전되던 이야기이니, 할머니가 넉살좋게 꾸며낸 인물소개였지 싶다.


문도령과 자청비의 첫만남.


첫만남에서 문도령이 마음에 들었던 자청비는 남장을 하고 문도령과 동문수학을 하며 서로를 알게 된다.

하지만 옥황은 문도령을 서수왕 딸아기한테 장가보내려고 하늘로 불러들인다.

이렇게 불려간 문도령이 돌아오지 않자 스스로 문도령을 찾아서 가는 자청비의 모습에서 다소곳하지만 않은 여인상을 보여준다나??


하녀의 아들은 정수남은 자청비을 호시탐탐 겁탈하려고 한다.

이런 장면을 서술하는 내용은 아이들 책임에도 매우 노골적이다.

자청비는 자기를 차지하려는 정수남을 죽였다가 다시 살려주는 우여곡절도 겪는다.


이런 과정들은 제목처럼 '문도령과 정수남을 둘다 사랑한'이라고 표현했는지는 잘 모르겠다.

내용을 보아서는 그래 보이지 않던데...


아무튼 스스로 하늘로 올라가 문도령을 만나고 잘 살다가 문도령이 바람을 피우고, 잘 지내지 못하던 자청비는 다시 땅으로 내려가길 원한다.



땅으로 내려오면서 오곡(콩, 팥, 녹두, 동부, 기장)을 가지고 내려왔다. 나중에 다시 하늘에 올라가서 메밀도 가지고 왔다고 한다.


이렇게 씨앗을 가지고 온 자청비는 이를 사람들에게 나눠주고 보살펴 농사가 풍년이 들게 해주었다고 한다.


그래서 지금도 제주도에는 메밀이 많이 나고, 제주도 농사는 자청비가 보살펴 준다는 그런 신화이다.


이 책을 일고 나는 제주도 사는 사람보다 제주도 신화인 자청비에 대해서 더 잘 아는 육지껏이 되었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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