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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친구들이 알려준 대광식당은 원래 제주 시청 근처에 있었다.

제주도 친구들이 제주 시청 근처 대광식당을 지나가면서 

"우린 냉면이 먹고 싶으면 대광식당에 갑니다." 라고 알려 주었다.

그때 우리가 그집을 지나갈 때 앞에 가게 이전 안내문이 적혀 있었다.

아마도 장사가 잘 되어 작은 이 가게에서 큰 가게로 옮기는 것 같다고 했다.


우리집 근처에 있는 세종병원이 작년 말에 폐업을 했다.

그 옆에 있는 약국도 병원과 함께 폐업을 해서 못내 아쉬웠었다.

그 약국은 우리집에서 제일 가까운 약국이었다.

그런데, 여름 내내 그 병원이 공사를 하더니 음식점이 들어섰는데, '대광식당'이었다.


작은 가게에서 큰 가게로 이전한다고 하더니 그게 우리집 근처였던 것이다.

벼르고 별러 남편과 이집에 냉면을 먹으러 갔다.

육지에서 이주해온 사람들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이 있다.

제주도에는 맛있는 냉면집이 없다는 것이다.

제주도는 국수나 밀면이 강세를 보이고 있어서 냉면이 설 자리가 없는지, 아무튼 육지에서 먹을 수 있는 그 냉면맛을 내는 곳이 없다고 한다.

그래서 여름에 시원하게 냉면 한그릇 먹고 싶어도 갈 곳이 없었었다.

이집은 호불호가 있다.

우선 제주도 사람들은 무척 좋아한다.

이주민들은 반반이다. 그나마 제일 먹을 만하지만, 맛있는 냉면은 아니라는 의견이 우세이다.

관광객은 이 곳이 어디인지 모를 것이다.


아무튼 여름만 되면 생각나는 냉면인데, 맛이 어느 정도만 받쳐주면 가까운 곳에 있으니 자주 애용하리라는 기대로 가보았다.

메뉴는 단촐하다.

이상한 것은 비빔냉면은 함흥비빔냉면이고, 물냉면은 평양물냉면이라는 점이다.ㅋ

그리고 육계장과 갈비탕도 있고, 돼지갈비도 있다.

우선은 냉면이 타겟이므로 냉면에 도전해 보기로 했다.

냉면을 주문하면 밑반찬과 함께 주전자가 두개 나온다.

하나는 따뜻한 국물이고 하나는 차가운 국물이다.

따뜻한 것은 고기 육수이고, 차가운 것은 물냉면 육수이다. 비빔냉면을 위해 나오는 것이란다.

밑반찬은 간단하다.

무초무침과 오징어 젓갈 그리고 겨자이다.

무초무침은 육지의 그것과 맛이 완전히 다르다.

새콤한 맛이 거의 안 나고, 그냥 무로 담은 물김치에서 무를 건져준 것 같다.

이건 좀 실망이다.

그리고 우리가 가장 놀랜 것은 테이블마다 세팅되어 있는 사과식초 병이다.ㅋ

완전히 병째로 올려져 있다.

제주도 시골 식당에 가면 빙초산이 놓여져 있는 식당도 있다고 할 정도로 제주도 사람들은 식초를 좋아한다.

물냉면이 나왔다.

물냉면의 국물 맛이 나는 처음 먹어본 맛이었다.

아마도 내가 평양 냉면을 한번도 안 먹어 봤으니 이것이 평양냉면 맛이려니 해야겠지?

아무튼 나에게는 약간 고기 국물맛이 많이 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비빔냉면이다.

이 비빔냉면은 아주 마음에 들었다.

우선 양념이 너무 과하게 들어가지 않아서 나중에 양념만 흔건히 남는 일이 없다.

생선회무침 같은 것이 들어갔는데, 가자미라고 했던가? 아무튼 쫀득쫀득한 것이 아주 맛이 좋았다.

그리고 가장 좋았던 것은 면발이다.

면발이 꼬득꼬득한 것이 옛날에 내가 오장동 냉면 거리에 가서 먹었던 그 냉면의 식감을 여기서 느낄 수 있었다.

거기 한번 갔다오고 언제나 냉면집에 가면 생각나던 식감을 여기서 느끼게 되다니...

그것이 진짜 너무 좋았다.

단지 크게 맵지 않은 것은 좀 아쉬웠다.

마지막으로 주문한 왕만두.

이건 냉면을 너무 맛있게 먹어서 그리고 배도 부르고 그래서 평범한 맛이었다.


처음 이 집을 가보고 한동안은 그닥 기억에 남지 않는 냉면 맛이었는데, 이렇게 글을 쓰고 있는데, 그 냉명의 식감이 그립다.

아마도 맛집이 맞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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