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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여행의 목표는 다양하다.


사계절 멋진 절경을 보여주는 한라산을 등반하기 위해서 오는 사람이 있다.

한라산을 오르는 코스도 여러 경로가 있어서 각 계절마다 다른 코스로 등반을 하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나는 겨울 한라산과 가을 한라산을 봤었는데, 둘다 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어서 뭐가 더 좋다고 말하기 힘들 정도이다.

제주도로 이사와서 여름 한라산을 한번 올라볼려고 했는데, 너무 더울 때 가서 초입에서 그냥 돌아와 버렸다.

산에 올라가면 그렇게 덥지는 않다고 하던데, 아무튼 우리가 간 날은 숨이 턱턱 막혀서 산을 오를 수가 없었다.ㅜㅜ


이색 관광 코스를 즐기기 위해서 제주도를 찾는 사람도 있다.

식물원이나 돌고래 쑈, 에코랜드 등 다양한 볼거리가 있다고 한다.

나는 그런 여행은 즐기지 않는 편이다.


자전거 여행을 하기 위해 제주도를 찾는 사람도 있다.

제주도 자전거길은 환상 자전거길이라고 해서 제주도를 한바퀴 도는 길이가 234킬로미터이다.

우리가 제주도로 이사와서 제주를 한번은 돌아보자며 자전거로 돌아봤는데, 장단점이 있는 자전거 길이었다.


그리고 올레길을 걷기 위해서 제주도 여행을 선택하는 사람도 있다.

우리도 제주도로 이사오기 전에는 항상 제주도 올레길을 걷기 위해서 제주에 여행을 왔었다.

하지만 그때는 우리가 잘 걷지는 못하는 편이어서 여러 코스를 가보긴 했는데, 완주를 한 코스는 하나도 없다.ㅜㅜ


아무튼 제주에 이사와서 제주 올레길을 완주해 보겠다는 생각이 없었던 것은 아닌데, 이상하게 이사오고 나니 잘 찾지 않게 된다.

서울 사는 사람이 63빌딩 구경 안가는 것과 같은 이치려나?

오히려 제주에 있는 숲은 산책하는 것을 더 즐기는 편이다.

아무튼 그래서 한번도 올레길을 걷지 않았는데, 친구가 여름 휴가로 제주에 와서는 같이 올레길을 걷자고 해서 올레 20코스를 걷기로 했다.

그러나 너무 더운 날이어서 초입만 걷고 바다로 뛰어들어 갔다.ㅋ


이날 20코스를 갔다가 잘 걸어보자며 아침을 든든히 먹기 위해서 들린 음식점을 소개해 볼 생각이다.

검색을 해본 것도 아니고 그냥 20코스 초입에 있는 바닷가 식당으로 들어가서 아침을 먹었는데, 제주의 밥상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꾸밈없는 맛으로 아주 인상적이었다.



바닷가 앞에 간이로 지은 집에 수족관도 있고, 그래도 간판은 마치 해녀가 잡아온 해산물을 파는 것처럼 해녀촌이라는 타이틀을 달아놓았다.

주인 아주머니나 아저씨를 보니 바닷가 마을에 살면서 아저씨는 배를 타고, 아주머니는 진짜 해녀일을 할 것같은 그런 분위기였다.

무뚜뚝한 손님 응대가 낯설진 않다.

제주에 살면 처음 알게 되는 것이 이런 것이다.

제주도 사람들은 절대로 친절하지 않다.

요즘 관광붐이 불어서 찾아오는 관광객이 친절한 서비스를 기대하기는 하지만, 원래 제주도 사람들은 그닥 친절하지 않다.


간이 식당은 창문에 유리창도 없다.

그래서 그냥 바닷 바람이 가게 안으로 들어오게 되어 있다.

이날은 좀 많이 더운 날이어서 바닷바람이 시원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아직은 아침이라 크게 덥지는 않았다.



주문한 음식도 매우 투박하게 나온다.

간단한 밑반찬에 각각의 음식도 화려한 레시피로 만든 흔적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재료 본연의 맛'을 즐길 수 있는 식사였다.

한치회도 제주시내에 가서 먹으면 엄청 비싸고 양은 적고 플레이팅만 화려한데, 여기는 가격도 적당하고 양은 많고 투박하게 막 썰어서 내주는 그런 집이었다.

자극적이지 않는 맛으로 아침을 든든히 해결하고 온 뜻밖의 맛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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