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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우리집 골목은 구제주에 있는 주택가답게 골목이 아주 좁다.

우리가 제주도에 이사와서 이집이 마음에 들었던 이유 중의 하나도 바로 이 좁은 골목이었다.

사람만 다닐 수 있고 차는 들어오지 못하는 아주 좁은 골목이다.

차가 들어와도 겨우 우리집 대문 앞까지만 들어올 수 있다.

그러니까 우리집까지 차가 들어오면 다시 뒤로 후진을 해야만 빠져나갈 수 있는 것이다.

우리가 제주도로 이사올 때도 우리 트럭에 이삿짐을 싣고 이사를 왔었는데, 남편이 후진으로 우리집 대문까지 들어와 이삿짐을 내리고 다시 차를 빼는 식으로 이사를 했었다.

아무튼 이런 좁은 골목 때문에 우리집은 조용한 주택가에 자리한 집이다.

골목에 차가 다닐 수 있었다면 언제나 차소리 때문에 시끄러워서 좋은 주거 환경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게다가 제주도의 많은 골목들은 차가 지나다니면 사람이 다닐 수 없을 정도의 폭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아주 불편하다.

그러니 우리집 앞 골목은 차가 못 다니니 사람이 다니기에는 아주 편하고 안전하다.


이런 작은 골목 중간 쯤에 우리집이 있다.

우리는 제주도 토박이가 아니라서 이웃들과 그렇게 쉽게 친해지지는 못한다.

가끔 지나가던 이웃 아주머니가 말을 붙여와도 제주도 사투리가 심해서 길게 이야기가 이어지지 않는다.

그들도 불편한지 우리를 보면 그저 인사나 나눌 정도이다.


아무튼 우리집 바로 옆집은 낮은 담을 사이에 두고 있지만 서로의 마당이 보이는 정도는 아니다.

옆집 아주머니가 옥상에 화초에 물을 주러 올라가시거나 빨래를 널러 올라가시면 우리 마당에서 서로 보인다.

그러면 잠시 서로의 안부를 물을 정도이다.

게다가 옆집 아저씨는 막일을 하시는 분이신 것 같은데, 항상 술이 취하시면 이사람 저사람에게 시비를 거시는 그런 분이다.


우리도 작년에 산티아고 여행이다 자전거 여행이다 해서 두달 정도 집을 비웠더니, "젏은 사람들이 일도 안하고 놀기만 한다."고 괜히 호통을 치셔서, 말이 잘 통하지 않는 분이라는 감은 잡은 상태이다.

그리고 다른쪽 옆집은 우리집보다 지대가 낮아서 서로 인사도 나눌 수 없을 정도로 분리되어 있는 집이다.

새벽같이 일을 나가시는 사람이 사는 것 같고, 주인 할아버지가 계신 거 같고, 중국인 부부가 세들어 사는 것 같은 낌새는 보이는 정도이다.


아주 오래된 여인숙이 우리 앞집이었다.


리모델링을 한 '싱글게스트하우스'는 데크도 멋지고 밤에는 멋지게 등도 켜지고 창문 차양도 멋지게 해놓았다.


그리고 앞집은 오래된 여인숙이었는데, 이번에 새로운 주인이 들어와서 게스트 하우스로 리모델링을 했다.

육지에서 오신 젊은 아저씨가 운영하는 '싱글 스토리'라는 게스트 하우스인데, 거긴 우리가 한번 구경 다녀온 적이 있으니 따로 소개하기로 하고, 아무튼 아저씨는 젊은 분이셔서 우리랑 이야기도 가끔하고 꽤 친하게 지내는 편이다.


우리 바로 옆집의 또 옆집은 우리가 이사온 다음해에 리모델링을 해서 예쁜 이층집이 되었는데, 그 집의 일층은 세를 주고 이층에는 그집 주인 아주머니가 가끔 와서 지내시는데 현재는 전라도 광주에 사신다고 한다. 

제주도 분이신데, 근처에 부모님도 사시고 해서 휴가삼아 한달에 한번 정도 내려와 며칠씩 계신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내가 오늘 하고 싶은 이야기는 광주에 사는 아주머니 집 옆집이야기이다.

그집에서 치매에 걸리신 노모를 모시고 아들 할아버지가 살고 계신다.

내가 제빵학원을 다닐 때 돌아오는 시간에 노모가 복지관에 다녀 오시는 시간과 같아서 길에서 자주 마주쳐 인사를 나누다 알게 되었다.

그 집에 예쁜 바둑이가 두마리 있었다.

하나는 검은색이고 하나는 갈색이었는데, 어느날부터 검은색 바둑이만 있더니, 최근 보니 그 강아지가 새끼를 낳았다.



내가 들여다 볼 때마다 어미가 나와서 경계를 선다.

개집 안에 힐끗힐끗 새끼 강아지가 보인다.

아직 어린 강아지인줄 알았는데, 새끼를 낳아서 깜짝 놀랬는데, 새끼 강아지들이 아직 개집에서 나오지도 못하는 꼬물꼬물한 새끼 강아지가 다섯마리나 있었다.

매일 몰래몰래 들여다 보았는데, 어느날 할아버지가 마당에 계셔서 물어보니 강아지를 보여주셨다.

전에 있던 갈색 강아지는 도둑을 맞았다고 한다.



내가 사진을 찍으니까 잘 찍어주라며 이렇게 바구니에 담아서 갖다 주셨다.

검은 게 네 마리, 갈색이 한마리이다.

갈색이 더 예뻐서 전에 것도 도둑을 맞았다는데, 나는 검은 애들이 더 예쁘다.



아무튼 추워서 지들끼리 똘똘 뭉쳐 있던 이녀석들이 이제는 어미 강아지의 반 만큼이나 컸다.

그래도 아직은 새끼 강아지라 꼬리를 얼마나 예쁘게 흔들며 뛰어다니는지 모른다.

할아버지는 40일이 지나면 갖고 싶은 사람이 있으면 줄거라고 하신다.

혹시 돈을 준다고 하면 만원을 받으실 거란다.

우와~ 이렇게 귀여운 강아지가 겨우 만원이라니...


아무튼 요즘 이집을 지나가면서 이 강아지들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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