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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에 살면 좋은 점이 참 많다.

그중 싱싱한 생선을 먹을 수 있다는 점이 있다.

그 전에 살던 곳은 경상도 상주였어서 바다하고 먼 내륙에 있는 곳이었다.

시장에 가서 싱싱한 생물 생선을 사기는 하늘에서 별따기처럼 어렵다.

그래서 간혹 간고등어나 자반고등어를 사다가 먹곤 했었다.

그것도 가끔은 퍽퍽한 것이 제맛이 안나기 일쑤였다.

하지만 제주도에 사니까 가까운 곳에 동문시장이 있는데, 거기에 가면 언제나 싱싱한 생물 생선을 사올 수가 있다.


어느날 고등어를 사왔다.

싱싱한 생선이나 구워도 맛있게 굽고 싶어서 후라이팬에 굽기로 했다.

아무래도 오븐에 구우면 이상하게 맛이 좀 떨어지는 것 같다.ㅋ

그런데 후라이팬에 구우면 한가지 곤란한 점이 있다.

바로 냄새이다.

온 집안에 생선을 먹고 난 후 비린내가 베어 있는 것은 아무리 비린 생선을 좋아하는 나에게도 참기 힘든 일이다.

초를 켜 놓으면 냄새를 쉽게 잡을 수는 있지만, 그래도 왠지 구석구석에서 생선 냄새가 나는 듯하다.


그래서 마당에서 부르스타에 후라이팬을 올리고 생선을 굽기로 했다.



이런 생선 냄새 때문이었을 것이다.

어느새 길고양이 미노가 생선 냄새를 맡고 나타났다.

사실 미노는 생선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그나마 구운 생선은 잘 먹는데, 조림을 한 생선은 거의 안 먹는다.

그런데 이렇게 마당에서 고등어를 굽고 있으니 미노가 안 와 볼 수 없는 일이다.



마당에서 생선을 구우면 좋은 점이 많다.

집안에 생선 냄새가 베는 것도 막을 수 있지만, 뚜껑을 열고 지글지글 구울 수도 있고, 약간 껍데기를 바삭하게 눌릴 수도 있다.

그러니 생선냄새가 더 진동을 했을 것이다.



미노와 우리만 보면 도망가던 다른 녀석이 하나 더 있다.

가만있어보자.

요즘 우리집에 미노 새끼가 한마리 자주 오고 있는데, 이녀석이 아빠인가???

아무튼 미노랑 나란히 앉아서 생선을 굽는 나를 노려보고 있다.



내가 잠시 자리를 비켜주니 미노는 생선 앞으로 더 가까이 다가와 본다.

그래 생선 구우면 한두 덩어리는 너희 주마.

이번엔 절대로 남기지 말고 다 먹어야해.

또 생선이라고 남기면 다음부터는 국물도 없어.


이날 구운 생선은 우리도 먹고 고양이도 먹었다.

물 좋은 생선을 사와서 이렇게 후라이팬에 구워 먹으니 아주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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