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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육지로 자전거 여행을 가기 위해 제주항으로 배를 타러 가는 중이었다.

우리집에서 제주항은 자전거로 5분에서 10분 정도 걸리는 가까운 거리에 있다.

그 중간 쯤에 짜장면집이 새로 오픈을 한다고 플렌카드도 걸어놓고 화려하게 입구에 뭘 해 놓았다.

영업을 갓 시작한 것 같은데, 아무튼 짜장면이 겨우 2,500원한다는 광고를 보고 다음에 돌아오면 한번 와봐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는 1년이 지나도록 별 생각없이 지내고 있었는데, 오랫만에 밖에 나가서 짜장면을 먹어야겠다고 생각하니 갑자기 그 집이 생각이 났다.

좋아, 생각난 김에 가보자~


우선 우리 차로 갔는데, 주변에 돌아다녀 보니 길가에 주차할 곳은 조금 있었다.

주차를 못해서 힘들어 할 정도는 아니었다.

그리고 가게 앞에 가보니 작년에 봤을 때는 아주 작은 가게가 하나 생겼다고 생각했었는데, 아예 새 건물이 들어선 자리 일층에 그 가게가 있었다.

전체적으로 건물도 깨끗하고 가게도 깨끗한 분위기였다.



4층짜리 새 건물이 들어섰다.



일층 가게 입구이다.

가게 이름이 '블렉데이'인 것은 5월 14일 솔로들이 짜장면을 먹는다는 그 블렉데이를 따와서 지은 듯하다.

아무튼 건물도 진회색 건물이었는데, 출입문도 검은 색 샤시로 되어 있어서 '블렉데이'라는 이름에는 꽤 잘 어울린다.

짜장면이 2,500원이라고 했던 기억이 나는데, '흑돼지짜장면'으로 바뀌어서 그런가 3,000원이란다.

그래도 이 정도면 꽤 저렴한 가격이다.

볶음밥도 5,000원이면 꽤 싸고, 1인 탕수육이라고 해서 식사가격인 5,000원에 판매하고 있는 것도 좋아보인다.

그리고 흔히 요리라고 할 수 있는 양장피나 깐풍기도 다른 집 탕수육 가격인 15,000원밖에 하지 않는다.

여러 가지로 가격이 저렴하다.

이런 가격에 맛만 좋다면 완전 가성비가 좋은 집일텐데, 어디 먹어보자!



예쁘게 손글씨로 쓴 메뉴판이 매우 인상적이다.


우선 기본 짜장과 짬뽕을 주문했다.

음식이 나오기 전에 먼전 가게 분위기 사진도 몇장 찍었다.

겉에서 볼 때 분명 4층짜리 건물이었는데, 안에는 마치 컨테이너 집처럼 간단하게 마감처리를 한 벽과 천정이었다.



분위기 있는 테이블은 여기 한 군데이고 나머지는 그냥 홀에 주욱 붙어있는 테이블이다.

전체 테이블이 대여섯 개밖에 되지 않는 작은 가게이다.


중국집 기본찬은 간단하다. 고급 중국집이었다면 짜사이같은 것도 나오겠지만, 여긴 그냥 평범한 제주도 짜장면 집이다.ㅋ



그리고 나온 짜장면과 짬뽕이다.


우선 짜장면.



전분을 과하게 쓰지 않아 끈적이지 않아서 아주 좋았다.

야채로 양파만 넣어 볶았지만, 간짜장이 아니므로 이정도도 아주 훌륭하다. 

중요한 것은 정말로 흑돼지가 들어갔느냐이다.

이런 정말로 흑돼지가 꽤 많이 들어가 있다.

특히 나는 짜장면에 들어간 돼지고기가 거의 비계 반인 것을 매우 싫어하는데, 이집은 살코기로만 고기를 넣었다.

씹히는 맛이 아주 고소하고 좋았다.

3,000원에 이런 맛을 내다니 놀랍기 그지 없었다.


다음은 짬뽕.



사람이 많아 옆에 아주머니 두분과 합석을 했었는데, 그 아주머니들은 이 짬뽕이 좀 짜다고 하셨다.

하지만 우리가 먹기에는 적당히 간이 되어 있어서 아주 맛이 좋았다.

해물도 많이 들어가 있고, 고기도 들어가서 국물에서 고기 국물 많이 진하게 느껴져서 아주 든든한 짬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주방장이 참 요리를 잘 한다는 생각이 든 것이 이 짬뽕에서 얼큰한 국물맛과 함께 불맛이 잘 베어나고 있었다.

짬뽕은 그냥 얼큰해서 육계장같은 맛이 나는 것보다는 이렇게 불맛이 나야 짬뽕 특유의 맛을 즐길 수 있는 법인데, 이집은 아주 맛있게 불맛을 내고 있었다.

생각지도 않는 놀라운 맛이었다.


한참을 먹고 있다가 맞은 편에 있는 메뉴판을 보고 깜짝 놀랬다.



'매운짜장'이 있었던 것이다.

나는 매운 음식을 좋아해서 어디가나 매운 걸 찾는데, 이 집에 매운 짜장이 있을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저렴한 짜장을 제공하는 집이므로 기본 짜장만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어쩔 수 없이 이 집은 다음에 한번 더 와야겠다.

그래서 매운 짜장도 먹고, 볶음밥도 먹고, 1인분용 탕수육도 먹어봐야할 것 같다.

오늘 먹은 짜짱, 짬뽕의 맛으로 미루어 보아 다른 음식도 다 맛있을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이 집은 배달은 하지 않고 매장 판매만 한다.

작은 가게에서 매장 판매만 하는 걸 보면 아마도 식구들끼리 장사를 하는 것 같다.

그러니 인건비를 절약해 음식 품질에 투자를 할 수 있었을 것이다.

테이크 아웃으로 가져가 먹는 사람은 있는 것 같다.

아마도 주변 상가에서 일하는 분들 같은데, 점심을 이곳을 이용하는 듯하다.

주변에서도 자주 이용하는 걸 보면 맛과 품질이 어느 정도 보장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맛있게 먹고 나오면 2, 3분 거리에 바다도 있으니 한번 산책삼아 걸어가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멋진 해변은 아닐지라도 바다 구경은 실컷할 수 있을 듯하다.

우리? 우리는 흔하게 보는 바다니 그냥 패쓰!!^^


주소 : 제주시 건입동 11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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